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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여자들 다 똑같지 않더라
    행간의 접속/인문 2008. 1. 3. 00:10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진시노다볼린 (또하나의문화, 2003년)
    상세보기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을 읽고서,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을 읽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여신들은 올림포스 1세대와 2세대를 주로 다루면서 유형을 나누었다. 첫번째 유형은 처녀 여신들로서 아르테미스, 아테나, 헤스티아를 들었고, 두번째 유형은 상처받기 쉬운 여신들로서 헤라, 데미테르, 페르세포네를 들었고, 세번째 유형은 창조하는 여신으로 아프로디테를 들었다. 이렇게 7명의 여신을 통해서 여성 심리의 원형을 찾고 있다.

    여기서 첫번째 유형 처녀 여신들의 공통점은 독립적이어서 자신들의 욕구를 다른 남성을 통해서 충족시키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충족시키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다른 남성들이 접근해 와도 그들을 물리치고, 처녀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 유형 상처받기 쉬운 여신들의 공통점은 처녀 여신들과 반대로 자신의 욕구를 다른 남성을 통해서 충족시키게 된다. 헤라는 아내의 역할이므로 남편 제우스를 통해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남편이라고 하는 작자는 맨날 바람이나 피고 다니니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질투심만 유발하고, 상대 여자에게 매번 복수하게 된다. 헤라가 제우스에게 복수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대상이므로 그런 것이라 한다. 데미테르는 어머니의 역할이므로 자식을 키우면서 모성애를 발휘하는 것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런데 데미테르의 딸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당하자 우울증에 빠져서 곡식들이 자라지 못하게 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다. 아무튼 자식이 없으면 비정상이 된다. 페르세포네는 딸, 처녀의 역할인데, 좀 유아적이고, 연약한 이미지이다.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 그러다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우울증에 빠진다. 하데스의 지하세계는 꿈이나 무의식의 세계인데,우리가 꿈이나 무의식에서 이상적으로 그리는 여성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 유형 창조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미의 여신이다. 사랑이므로 관능미가 넘치고, 수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아울러 아프로디테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풍부한 감수성으로 여러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창족의 여신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아프로디테가 무엇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창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예술가가 작품 활동을 더 잘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들 여신의 원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아르테미스: 사냥과 달의 신, 경쟁심이 가득한 큰언니, 외향적, 직관적, 감정적, 독립심, 자매애
    2. 아테나: 지혜와 공예의 신, 전략가, 외향적, 명확한 사고, 남성들과 공고한 관계
    3. 헤스티아: 화로와 신전의 신, 지혜로운 노처녀 고모, 내향적, 감정적, 사회적 성격 결여
    4. 헤라: 결혼의 신, 신실한 아내, 회향적, 감정적, 질투, 원한, 복수, 정절
    5. 데미테르: 곡식의 신, 양육자, 어머니, 외향적, 감정적, 우울증, 의존심 부추기기, 모성애
    6. 페르세포네: 처녀, 지하세계의 여왕, 감수성, 우울증, 비현실적 세계 추구
    7. 아프로디테: 사랑과 미의 신, 창조적, 외향적, 감각적, 난잡함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여성의 심리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여자가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개별 여성들마다 자리하고 있는 주된 원형의 여신이 있을텐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여자는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대하게 되면 갈등과 불평등이 생길테니 말이다. 아르테미스와 같이 독립심과 경쟁심이 강한 여성에게 헤스티아처럼 조신하게 집구석에만 있으라고 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미쳐버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원형을 찾아서 활동하는 것인 것 같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원형을 찾았다고 해서 그 원형으로만 구성되지는 않고, 여러 심리의 원형들도 함께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고정적으로 보고, 변화의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남신에서도 했던 얘기다.

    읽다보니까 MBTI 성격 유형과도 좀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외향성과 내향성도 그렇고, 감각과 직관도 그렇고, 이성과 감성도 그렇고....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을 모아놓고 MBTI 검사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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