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에 사모아의 추장이 유럽을 다녀와서 유럽 문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사모아 원주민들에게 연설한 내용을 독일의 선교사가 엮은 책이다. 이 책은 1920년에 나왔다가 77년에 다시 나오고, 우리나라에는 90년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20년대 유럽을 보고 쓴 것이라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문명에 대한 추장의 시선은 순수하고, 원론적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그의 생각 중에서 인상적인 것 몇 가지를 찾아보았다.
돈에 대한 생각이다. 돈이 있어야만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많은 돈이 있지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매달리고, 그 돈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들이고, 돈이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리고 있다. 그리고, 나눌 줄 모른다. 추장은 돈을 악이라고 말한다.
소유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는 돈을 주고 산 물건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한다. 인간들이 자신의 소유를 말함으로써 도둑질이 생기고, 범죄가 생기고, 범죄를 막기 위해 마음의 병이 생기고... 생각하지만 추장은 개인의 소유가 없다. 오직 하느님의 소유를 말한다. 그것을 우리는 빌린 것 뿐이다. 빌린 것은 다같이 나누어서 써야 한다
직업에 대한 생각이다. 개인이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그 일만 하고, 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모두가 같이 일을 해서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은 혼자서 고생만 한다. 모든 일을 함께 하면 힘들지 않고,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그의 생각이 모두 다 옳을 수는 없지만 그와 같이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문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고, 우리를 더욱 옥죄는 방향으로 우리를 몰아간다면 우리는 우리의 문명과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