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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65] 놀이의 달인, 호모 루덴스: 정말 잘 놀고 싶다
    행간의 접속/인문 2008. 7. 20. 20:28
    놀이의 달인 호모 루덴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한경애 (그린비,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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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 서평을 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은 책이다. 즐거움이 없이 하루 하루가 전쟁 같은 현대 사회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삶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앞 부분에는 우리의 삶이 왜 이렇게 즐겁지 않고, 항상 무언가에 쫓겨가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원래 우리의 삶은 축제와 놀이로 구성되어 있어서 즐거웠다. 노동과 놀이가 분리되지 않았고, 놀이가 노동 안에 있어 삶을 생기있고 리드미컬하게 만들었단다. 그러나 산업화되면서 노동력을 사고 팔게 되어 자본가는 돈 주고 산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노동과 놀이가 분리시켰다. 노동할 때 노동하고, 노동이 다 끝난 후에 놀아라. 우리의 삶은 그렇게 변하하게 되었다. 관련 부분을 인용해본다.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모두 파괴되고 모든 것이 사고파는 상품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아무도 나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공포는 끝없는 노동을 강요한다. 과거 어느 시대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은 훨씬 바쁘고 힘들어졌으며 노동은 고통스럽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행복은 끝없이 연기되고, 미래에 대한 공포가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공포를 추진력으로 하는 노동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의무일 수밖에 없다. 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들은 골라먹는 디저트처럼 짧고 달콤한 놀이를 보상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남는 시간을 때워줄 뿐인 불구의 놀이들이다."

    우리가 논다고 말하는 놀이는 진정한 놀이인가에 의문을 던진다. 피시방 가기, 영화 보기, 테마파크 가기, 여행가기... 이 놀이들은 누군가가 미리 정해놓은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며, 이런 놀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일하라고 명령하던 사회는 노동하지 않으면 돈을 쓰라고 속삭인다.이것은 놀이가 아니다. 단지 노동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놀이의 조건은 무엇인가? 바로 우연에서 오는 예측 불가능성이다.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세계 속에 즐거움이 있고, 그것이 놀이의 기본이고, 삶을 노는 것이다.그리고 삶을 논다는 것은 삶의 규칙을 바꿔내는 것이고, 규칙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규칙을 넘나들고 변신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즐거움으로만 만들 수 있는 그 틈새가 바로 새로운 흐름을 시작하는 물꼬가 된다.

    선물주기는 새로운 놀이의 하나일 수 있다. 물건을 사고 팔면서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는 것과 달리 선물은 아량과 관대함, 명예를 준다. 똑같이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이지만 전혀 다른 욕망을 만든다. 선물은 나와 너를 넘어 우리는 만드는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놀고자 하는 나의 욕망까지 조종하여 자신의 배를 불린다. 주말에 정말 뭐 하나 하려고 해도 돈이 든다. 그 안에서 나는 틈새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하나뿐인 인생 정말 즐겁고 싶고, 자유롭고 싶다. 잘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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