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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58] 7인 7색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존재에 미학 부여하기
    행간의 접속/인문 2008. 6. 27. 22:10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7인7색)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홍세화 외 (한겨레신문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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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사에서 2004년 3월 한겨레21 창간 10돌 기념 이벤트 '인터뷰 특강'을 했다. 특강을 하고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박노자, 홍세화, 하종강, 정문태, 오지혜, 한홍구, 다우드 쿠탑 등 7인이다. 이 책은 그 사람들의 특강과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처음부터 글로 썼으면 어려웠을 내용을 말로 쉽게 나눈 다음에 글로 옮겼기 때문에 마치 내가 특강을 듣는 기분이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강의 중에서 기억에 남는 말은 해외 파병에 관한 문제제기이다. 파병의 당위성을 얘기하면서 파병을 하면 어떤 이익이 얼마나 있으며, 파병을 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얼마나 있는지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나도 궁금하고 답답하다.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은 지금 한국사회 구성원들은 지나치게 경제동물화된 세계관에 빠져 인간의 길을 놓치고 있다고 한다. 사회문화적 소양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과 성숙, 남이 소유한 것과 내가 소유한 것을 견주기보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나를 지향하는 끊임없는 긴장이 요구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 존재에 미학을 부여하라고 말한다. 자기 존재에 미학을 부여한다는 말이 멋있으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노동문제에 대해서 얘기한다.정부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항상 불법파업에는 엄정 대처한다면서 진압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파업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가령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면 우리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면서 파업을 하면 단체교섭 대상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철도가 민영화되면 조합원의 신분이 바뀌고, 각종 제도가 바뀌는데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것이므로이 부분에 대해서 노조가 교섭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불법화한다.

    2000년대에 한국에서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신념을 갖기도 힘들고, 그 신념을 진중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이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잊고 산 것을 다시 찾은 느낌이다. 아직 다 찾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쌓인 현실의 먼지를 털고, 내 존재에 미학을 부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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