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영화 15] 짝패: 액션의 축제
    느낌의 복원/영화 2007. 5. 7. 09:25
    짝패
    감독 류승완 (2006 / 한국)
    출연 류승완, 정두홍, 이범수, 안길강
    상세보기


    류승완 감독의 『짝패』를 봤다. 한 마디로 액션을 위한, 액션의 축제와 같은 영화였다. 내러티브도 존재했지만 액션을 위한 배경일 뿐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용은 간단하다. 옛 친구의 죽음을 캐는 과정에서 다른 친구의 변절을 확인하고 대결한다는 얘기이다. 내용은 그게 다다.

    이 영화의 액션이 그리는 선은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감칠 맛이 난다. 부드럽다는 것은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다는 것이고, 감칠 맛이 나다는 것은 액션은 우리의 눈에 착착 감겨서 와닿는다는 얘기이다. 특히 카메라의 시선이 액션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낸 것이 일품이다. 액션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좀 답답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연회장 결투 장면이다. 특히 난간에 떨어지는 류승완의 머리를 잡고 다시 끌어올리는 액션은 정말 열심히 찍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을 빼고 그 다음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의뭉스러운 충청도 사투리이다. 기존의 깡패 영화가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나왔었는데, 충청도 사투리도 특유의 맛이 있었다. 아주 잔인한 얘기를 웃기게 얘기하는데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을 연출해낸다. 특히 청년회장을 사우나에서 묶어두고, 손가락 자를까, 시끄러운데 혓바닥부터 자를까, 시간 없으니까 손목을 자르자, 진짜 불편하게 하려면 발목 자르는 것이 좋다는 등의 입에 담기에 끔찍한 얘기들을 충청도 사투리로 구수하게(?) 하는 모습은 웃음 속의 잔인함으로 인해 가슴이 더 싸늘해진다.

    특히 이범수의 연기는 잔인함을 잔인하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더 잔인하게 보였다고 생각한다. 잔인함의 진수를 보여줬다고나 할까? 이범수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80년대 문화를 재미있게 재연했다는 것이다. 청쟈켓과 발목을 가는 바지, 앞머리 세운 헤어스타일, 잠자리테 안경 등. 8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재미있게 나와서 쉬어가면서 약간의 긴장을 풀 수 있게 해주었다. 긴장할 것도 별로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편집도 잘 된 것 같다. 두 화면을 분할한다든가, 장면 전환 등도 빠르게 넘어가는 시간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과거의 인물이 현재의 누구인지 보여주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서비스처럼 느껴졌고, 왕재를 죽인 놈을 찾기 위해 류승완과 정두홍이 따로따로 캐고 다니는 장면들을 보여 주는 장면들도 편집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 한국 영화의 대표 액션 감독 류승완이 하고 싶은 것을 거의 다 한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액션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아직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액션은 어떤 것일까 기대해본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