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 40] 공중그네: ...답지 않은...
    행간의 접속/문학 2008. 5. 1. 08:20
    공중그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5년)
    상세보기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의 치료법을 다룬 소설이다. 그는 정신과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다른 정신과 의사와는 다르게 대한다. 의사다운 진지함과 무게감은 없고, 오히려 어린애 같은 천진난만함이 더 많다. 처음 그를 본 사람들은그 천진난만함에서 당혹감과 믿을 수 없음을 느낀다.

    천진난만함 속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면도 있다.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강박증에 빠진 사람들, 예를 들면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빠진 사위를 상담할 때 본인은 그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갈등할 때, 그는 쉽게 말한다. "그냥 벗겨"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충동을 부추긴다. 그리고, 환자가 두려워 하는 것보다 한 걸음 더 나간다. 그러면서 환자가 이성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직접 행동한다. 사위가 장인의 가발을 벗기는 작업을 함께 한다. 환자를 절대로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다. 말로는 혼자 내버려두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환자가 하는 일을 자신도 직접 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야구선수나 공중그네 서커스단원, 소설가 등이 상담받을 때에는 그는 직접 야구를 하고, 공중그네를 타고, 글을 쓴다.

    그러면서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게 한다. 즉, 이라부가 행동할 때 이라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본으로 돌아가게 되고, 기본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완치된다.

    한마디로 이라부는 의사같지 않은 의사이지만, 환자들이 스스로 치료하게끔 한다. 고정관념을 깨는 모습은 환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해방감을 주고, 독자의 심리적인 문제들까지도 치료해준다. 쉽게 생각하고, 한 번 해보라고... 하지 말라는 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네가 어떻게 되지 않고, 세상이 어떻게 되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문제는 없어진다고....

    학교에서 애들 가르치면서도 그런 생각을 한다. 학생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학생들과 함께 행동하고, 그러면서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면, 비록 일반적인 교사다운 모습은 없더라도 학생들은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