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의 화원 1,2』를 봤다. 내용은 도화서 서원으로서 생활하다 도화서를 나와 김조년의 개인 화원이 되는 신윤복의 이야기와 도화서 서원으로서, 그리고 생도원 교수로서 생활하는 김홍도의 이야기,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어진을 찾고, 어진을 그린 두 화원의 범인을 찾으려는 정조의 이야기 등 세 개의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가면서 전재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은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그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김홍도와 신윤복이 정조의 명을 받들어 같은 소재로 다른 그림을 그려서 그림 대결을 하는 부분과 마지막에 김조년의 주선으로 그림 대결을 하는 부분에서 그림에 대한 설명은 내가 그림 속으로 빠져들어가서 그림의 주인공들과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림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그림의 내용을 소설의 내용으로 가지고 와서 소설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는 것이다. 신윤복과 김홍도의 작품 중 한두 작품도 아닌 십여작품이 소설 속에서 겉돌지 않고, 소설과 연관되는데,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 다음에 흥미로운 것은 시대와 갈등하는 신윤복의 당당함이다. 점 하나, 선 하나, 색 하나 등 모든 것을 법도와 이론에 맞춰 그려야 하는 도화서에 맞서 과감하게 자유와 개성과 전복을 추구하는 신윤복은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가장 큰 약점은 신윤복을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설정이다. 아무리 허구라지만 이건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 전개상 작가가 신윤복을 여자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 다음 약점은 미스테리가 힘이 없다는 것이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쉽게 범인이 나타나고, 범인과의 대결도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미스테리가내용과 잘 어울어지지 못하고, 전체 이야기에서 부수적인 역할로 느껴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기 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빠른 전개와 선악이 분명한 인물 구도, 약간의 로맨스와 그림을 영상으로 형상화할 때의 일체감 등을 갖춘 퓨전 사극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다 읽고나니 아닌게 아니라 이미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 신윤복은 문근영, 김홍도는 박신양이라고는데, 드라마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전체적인 느낌은 『
다빈치 코드』처럼 참 대중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