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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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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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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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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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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있는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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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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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초 가는 길
오늘은 미시령을 넘는 날이다. 모든 것을 미시령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고 행동했다. 강릉에서 속초까지 60km를 달린 후에 점심을 속초에서 먹고 미시령을 오르기 때문에 체력의 안배가 중요했다. 따라서 힘으로 타지 않고 페달링으로만 탔다. 작은 오르막이라도 기어를 충분히 사용해서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게 했다. 속초 가는 길에 있는 관광지들 하나도 들르지 않았다. 경포대, 오죽헌, 주문진, 하조대, 낙산사, 설악산, 영랑호 등 관광지에 들러서 쉬면서 보게 되면 긴장감이 풀리고, 미시령을 오후 늦게넘을 수 있기 때문에 다 지나쳤다. 그리고, 이런 곳들은 이미 한 번씩은 다 들려본 적이 있기 때문에 굳이 또 들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달리기만 했다. 강릉에서 속초 가는 길은 평탄했다. 주문진 가는 길에 약간의 고개가 있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2.시령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미시령을 향해 출발했다. 출발할 때의 기분은수능 시험 보러 가는 수험생같은 느낌이었다.미시령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이 맴돌았다. 척산온천과콘도촌을 지나 미시령 터널 앞에 있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마지막 전열을 가다듬었다. 저 멀리 미시령 휴게소가 보였다. 정상이 눈에 보이면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래 사진은 순두부촌을 울산바위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찍은 것이다. 오른쪽에 푹 들어간 곳이 미시령 정상이다.
휴게소 출발시간: 14:38
오르막은 가파르지 않았고, 차들도 많지 않았다. 기어비를 처음부터 낮게 가져가지 않고, 탈 수 있는데까지는 타고서 안 되면 낮추는 방식으로 탔다. 그러다가 서서히 숨이 가빠졌고, 기어를 낮추며 갔다. 미시령을 오르다보면 계곡이 있어서 왼쪽으로 크게 도는 곳이 있는데, 거기를 잠정적인 중간지점으로 생각하고 거기까지는 기어비 1-2단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모퉁이마다 갑자기 급한 경사와 바람들이 살짝살짝 나와서 어쩔 수 없이 1-1단으로 갔다.
잠정적인 중간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모퉁이 하나를 돌 때마다 내리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경사가 좀 높아졌고, 특히 모퉁이를 돌 때마다 정상에서 계곡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상이 눈 앞에 선명하게 보였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올랐다. 눈으로 보는 정상은 직선거리라서 가까웠지만 자전거가 오르는 길은 곡선 거리라서 그보다길었다. 모퉁이를 돌면 정상으로 바로 길이 나있을 것 같은데, 꼬부라지고, 모퉁이 나오고, 또 꼬부라지고, 또 모퉁이가 나온다. 특히 계곡 바로 옆에 있는 큰 모퉁이를 돌아갈 때는 이제까지 맞아보지 못했던 바람을 맞아서 자전거가 휘청했고, 정신차리고 페달을 밟으려니 페달이 밟히지 않고 스탠딩이 되버렸다. 간신히 핸들로 중심 잡고 서서히 밟고 다시 올라갔다. 속으로 생각했다.
'모퉁이 5개만 돌고 무조건 내려서 간다'
모퉁이 한 개를 돌 때마다 세면서 올라갔고, 모퉁이 세느라고 경사 급한 것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경사 급한 것들이 꽤 나왔었다. 모퉁이 5개 돌아가니 딱 2개 나오고, 정상이 진짜 코 앞이었다. 포기할 수 없어서 그냥 타고 갔다. 마지막에는 진짜 내리고 싶은 마음과 드디어 해냈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그렇게 미시령 정상까지 끌바없이, 휴식없이 오를 수 있었다.
도착 시간 15:31. 소요시간 53분.
3. 아! 미시령
미시령 정상에 올라서 휴게소 앞 주차장을 서너 바퀴 돌았다. 감격의 주행이라고나 할까? 내 스스로가 대견했고,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구름이 좀 있었지만 흰구름들이었고, 날씨가 쾌청해서 속초가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설악산의 당당한 위세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울산바위는 올라오는 중간에서 보는 경치가 더 좋았는데, 타고 올라오느라고 사진은 찍지 못했다.
미시령은 이번 여행에서 절정의 위치에 있었다. 오르막의 높이에 있어서도 최고로 높으면서 길었고, 여행 기간으로 봤을 때에도 마지막 전 날에 있었으므로 여행을 총결산해서 나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시점에 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미시령을 넘기 위해서 그 먼 길을 돌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미시령을 넘을 때 끌바나 휴식을 했으면 많이 섭섭했을 뻔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상에서 속초와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4. 인제에는 찜질방이 없다.
미시령에서 휴식을 취하고, 내려왔다. 내리막은 더 조심해야 한다. 조심해서 내려왔다. 동에서 서쪽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었다. 페달링 별로 없이 신나게 내려올 수 있었다. 그리고 북천 옆에 있는 내설악 계곡들도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다 용대주유소 근처에서 펑크가 났다. 커다란 대못이 타이어를 뚫고 들어갔다. 타이어도 안쪽으로 패치하고, 튜브는 예비튜브로 바꿔 끼웠다. 미시령을 넘었다는 사실에 취해서 마음이 들떠서 주행할 때 주의를 살피지 않은 것 같다. 더 조심해야겠다.
한계 삼거리로 갈 때까지 46번 국도는 확장공사중이었다. 갓길이 없어서 위험했고, 휴가철의 끄트막이라서 차들이 많았는데,거기다가 한계령을 넘는 길이 폭우로 유실되어 대부분의 차들이 미시령을 넘느라 차들은 쉴 새 없이 다녔다. 결론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인제에 도착했고, 인제에는 찜질방이 없었다. 저녁을 먹고 마지막 밤은 여인숙에서 잤다. 이제 내일이면 집에 간다.
5. 기록사항
5.1 지도
5.2 주행구간: 강릉-7번-속초-56번-미시령-56번-용대-46번-한계-44번-인제
5.3 주행거리(누적거리): 114km(1907km)
5.4 가계부(2인용): 44200원
-식사: 18500원(저녁은 마지막이라고 형님이 사줌)
-간식: 5700원
-여인숙: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