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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전국일주 20일차 (0815,수): 울진-강릉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9. 7. 07:08
    망상해수욕장
    주소 강원 동해시 망상동 393-16
    설명 1977년 국민관광지 제2호로 지정된 해수욕장
    상세보기

    1. 계획의 수정

    어제 계획을 수정했다. 원래 계획은 울진-삼척-강릉-속초-양구-가평-서울 코스로 각 도시에서 1박씩 해서 6일 동안 갈 계획이었다. 거리도 하루에 50-70km 정도로 길지 않게 잡았다. 여행의 막바지라서 체력이 떨어질 것을 예상했고, 또 미시령을 앞두고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또, 인제에서 홍천이 아닌 양구로 잡은 것은 춘천을 지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춘천의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고 싶었다.

    그런데, 어제 계획을 수정했다. 여행의 막바지가 되니까 집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좋은 경치도 편한 것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울진-강릉-인제-서울로 4일 동안 가기로 했다. 하루에 달리는 거리도 110km 이상씩 달리는 것으로 했다. 여행의 막바지에 체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거리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서 하루에 120km정도는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춘천은 나중에 가기로 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미시령을 오후에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릉에서 속초까지 오전에 60km정도를 달린 후에 속초에서 점심 먹고, 미시령을 올라야 하는데, 그게 좀 걱정이었다. 그러나 특별히 못할 이유도 없어 보여서 해보기로 했다.

    2. 울진 출발, 강원도 진입

    그리고나서 울진을 출발했다. 얼마 후 징한 언덕이 나왔다. 자여사 게시판에서 울진과 삼척 구간의 업힐이 장난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길이 이제부터 시작인 듯 싶었다. 그리고 얼마후 강원도로 진입했다. 일단 강원도라는 표시를 보고 나니 이후에 보이는 산이나 길이 달라보였다. 강원도의 산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특히 뱀꼬리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은 강원도에만 있었다. 급커브 표지판도 엄청 컸다. 그래도 내리막은 재미있었다.

    아래 사진은 강원도로 넘어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강원도로 들어가면 원덕, 임원, 궁촌이 나오는데, 여기를 넘어오는 동안 고갯길들이 쉴 곳이 거의 없었다. 기본적으로 휴게소나 주유소가 거의 없고, 국도 확장 공사 중인 곳이 많고, 갓길도 거의 없다. 당연히 구멍가게도 없고, 차와 언덕만 많이 있다. 그냥 언덕 정상에 올라서 힘들어서 벽에 붙어서 잠깐 쉬는 정도가 다였다. 마음 놓고 쉬지 못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가다 금메달 광장 휴게소가 나왔다. 주변에 이렇게 평평한 곳은 여기뿐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휴게소도 꽤 커보였다. 거기서 3명의 대학생 자전거 여행팀을 만났다. 오늘까지 5일째이고, 오늘 울진까지 간다고 한다. 이 친구들은 한 끼도 사먹지 않고, 매 끼니를 직접 해먹는다고 한다. 잠도 당연히 야영을 하고... 보통 점심은 사먹는데, 우리를 만났을 때에도 버너와 코펠 꺼내놓고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표정들이 역시 밝은 표정이다.

    아래 사진이 금메달 광장 휴게소에서 만난 대학생들이다.

    금메달 광장 휴게소를 지나서 당연히 고개들이 줄줄이로 나왔다. 거기다 자동차 전용도로도 중간중간에 있어서 자동차들은 쭉 뻗은 길에 터널까지 뚫고서 가는데, 우리는 꼬불꼬불한 길로 산 정상까지 찍고 꼬불꼬불 내려와야 했다. 물론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이 고갯길들이 정말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을 했다.

    3. 삼척과 동해를 지나

    삼척과 동해는 도시 자체가 언덕으로 되어 있는 도시였다. 도시라고 해서 언덕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동해는 정말 만만치 않았다. 동해를 지나면 망상 해수욕장이 나오는데, 망상 해수욕장보다는 망상역이 더 멋있었다. 크기도 아담하고, 새로 지었는지 세련된 외관에 해수욕장 바로 옆에 바다가 보이는 분위기있는 역이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순식간에 지나가서 사진을 못 찍은 것이 좀 아쉬웠다. 여기서부터 정동진 입구까지는 고속도로와 기찻길과 국도가 나란히 가는 길이라서 이색적이었다.

    옥계를 지나서 나오는 고갯길,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고속도로를 아래로 통과했다가 위로 통과했다가 다시 기찻길을 위로 통과해서 모퉁이 돌고.... 결국 고속도로와 기찻길을 직선으로 가는데, 국도만 그 두 길을 감싸고서 올라가고 있었다. 정말 웃기는 길이었다. 내려왔더니 정동진 입구가 나왔는데, 정동진은 안 갔다. 너무 변했다는 얘기, 역을 통과하는데도 입장료도 받고, 무엇보다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강릉으로 갔다.

    아래 사진은 길을 폭 감싸고 있는 강원도 산의 풍경이다.

    4. 강릉 도착: 고개는 올라갈 때만 고개다.

    그 징글징글한 고개들을 넘어 강릉에 도착했다. 생각해보면 그 뙤약볕에서 어떻게 그 고개들을 넘었는지 모르겠다.올라갈 때는 다시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고,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하면서도 몸은 또 새로운 고갯길을 오르고 있다. 올라갈 때 힘든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히 힘들었는데, 힘든 기억이 생생하지가 않고 어렴풋하다. 그 어렴풋함 속에 오르막의 미스테리가 숨어있는 것 같다. 고개는 올라갈 때만 고개다. 내려오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내일은 드디어 미시령이다.

    5. 기록사항

    5.1 지도

    5.2 주행구간: 울진-7번-강릉
    5.3 주행거리(누적거리): 127km(1793km)
    5.4 가계부(2인용): 48200원
    -식사: 32000원
    -간식: 4200원
    -찜질방: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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