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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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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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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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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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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덥읍내에서 약 7km정도 남쪽에 있는 영덕 최대의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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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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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항 출발
포항을 출발해서 7번 국도로 들어섰다. 포항도 큰 도시라서 7번 국도로 빠지는 길을 찾는데 약간 힘들었다. 덕분에 힘든 오르막으로 몸은 다 풀렸고, 땀은 다 흘렸다. 포항에는 7번 국도 진입하기 위해서 고가도로도 많이 타야 해서 아침부터 긴장해야 했다.
동해안의 바람은 달랐다. 동해안의 바람은 완전 에어콘 바람이었다. 한 번 맞으면 시원했고, 두 번 맞으면 땀이 식었고, 세 번 맞으면 추웠다. 네 번 맞으면 입이 덜덜 거렸다. 그동안 한번도 꺼내지 않았던 방풍쟈켓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이 에어콘 바람은 한랭한 기류가 지나서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한랭한 기류와 육지의 따뜻한 기류가 만나서 바닷가에는 안개가 끼어서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 영덕 대게
영덕에 들어가기 전에 강구항에 들렸다. 거기가 영덕 대게의 본산이라고 했다. 강구항에 있는 식당의 95%는 다 대게집이다. 예전에 방영했던 최불암 나오는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를 촬영했던 곳이라며 간판도 있는데, 이제는 다 잊혀진 드라마를 내세우는 것이 좀 안쓰러웠다. 그리고 여기서 파는 대게의 대부분은 북한산, 러시아산이었다. 이 근처에서는 대게가 잘 안 잡힌다나.... 그럼 진짜 영덕 대게는 없고, 영덕에서 요리하는 대게만 있는 것인가?
중요한 것! 그럼 나는 영덕에서 대게를 먹었나? 결론은 먹었다. 포항에 있는 형님 후배와 점심 때 만나서 강구항에서 만나서 얻어 먹었다. 1kg에 5만원이라는데, 자전거로 여행하는 우리들한테는 출혈이 너무 심했으니 우리 돈으로는 못 먹고, 손님으로서 대접 받았다. 형님 후배님께 감사드린다. 그 때 먹은 대게가 생전 처음 먹어본 것이었다.이렇게 먹기 불편한 것을 먹을 생각을 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맛있다는 생각도 했다. 결국 맛있으니 불편해도 먹었겠지. 그러나 대게는 겨울이 제철이라고 한다. 드실 분은 겨울에 드시길..
3. 울진으로 가는 길
7번 국도는 확실히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울진으로 진입하자마자 바로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는데, 자전거 여행객을 세 팀이나 만났다. 처음 만난 분은 대전에서 오신 분인데, 강릉까지 버스로 오셔서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다. 숙소는 주로 펜션을 이용하신다고 했다.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잠은 편하게 주무셔야 한다고 하셨다. 경치 좋은 곳에서는 느긋하게 쉬시면서 여행하신다고 한다. 두 번째로 만난 팀은 부산에서 온 대학생 2명인데, 주로 야영을 하면서 다니고, 오늘은 포항에서 출발해서 평해까지 간다고 했다. 이 중 한 명은 작년에도 전국일주를 했었는데, 또 하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일을 벌였다고 한다. 세 번째 팀은 대구에서 강릉까지 버스 타고 간 후에 강릉에서 포항까지 가는 대학생 4명이었다. 역시 야영을 주로 하면서 다니는데, 힘들어 하면서도 표정은 모두 밝았다. 원래는 15분 정도 잠깐만 쉬려고 했는데, 자꾸만 다른 팀들이 합류해서 거의 1시간은 넘게 쉬었던 것 같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동료의식이 있는 것 같다. 서로의 힘든 점을 잘 아니까 길에서 긴 얘기는 나누지 못해도 손을 흔들거나 벨을 울리면서 인사를 나누는 일이 많다.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자전거를 탄다는 사실만으로도 친구가 된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는다. 정말 뿌듯한 경험이다.
아래 사진의 빨간 옷이 대전에서 오신 분, 흰옷 입은 두 명이 부산에서 온 대학생이고, 연두색 자여사T를 입은 사람이 나이다.
울진까지 가는 도중에 바람은 우리편이었다. 언덕길이 나타나도 페달을 밟으면 쑥쑥 나갔다. 내가 지금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니면 제주도의 신비의 도로처럼 착시현상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런 식이라면 200km도 가뿐하게 달릴 수 있을 것같았다. 강구항에서대게 먹으려고 형님 후배 기다리는 시간, 대게 먹는 시간, 그리고 회포 푸는 시간 등 평소보다 점심 시간을 푸지게 잡았고, 울진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하고 얘기 나누는 시간 등 평소보다 여유를 많이 부렸는데도 울진까지 120km를 늦지 않게 달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바람의 영향인 것 같다.
내일도 이런 바람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접었다. 그러나 내일은 이런 바람은 없고, 지독한 언덕들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4. 기록사항
4.1 지도
4.2 주행구간: 포항-7번-울진
4.3 주행거리(누적거리): 120km(1666km)
4.4 가계부(2인용): 35700원
-식사: 18000원
-간식: 3700원
-찜질방: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