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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러쉬 |
감독 |
커스틴 셰리던 (2007 / 미국) |
출연 |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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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러쉬』를 봤다. 어거스트는 부모로부터 버려졌고, 고아원에서 컸다. 그는 세상의 소리에서 음악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 발견한 음악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었다. 음악에 대해서 하나를 알려주면 100 이상을 만들어냈다. 그의 능력은 부모로부터 받았다. 아버지는 록가수, 어머니는 첼리스트이다. 부모는 우연한 만남에서 서로에게 끌려서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어거스트가 태어나지만 입양이 된다. 그리고, 11년 후 어거스트는 거리의 악사에서 줄리어드의 장학생이 되어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와 만난다. 한편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동안 서로의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 음악과 함께 서로를 찾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게 말이 되나?"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음악이 사람의 영혼을 울리고, 감동을 전해준다고 하더라도 너무 작위적이다. 우연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다. 무슨 고대 소설도 아니고...
그런데 이런 작위적인 요소들이 용서가 된다. 음악이 좋으니까, 주인공이 아아니까, 착하니까, 순수하니까 인정해주고 싶다. 현실에서 음악이 가족들을 그런 식으로 만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영화에서라도 그런 얘기를 접하고, 꿈이라도 꾸고, 약간은 소름끼치는 전율도 느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거스트가 부모를 그렇게 찾고 싶은데, 부모를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음악을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행복하고, 즐거워하고,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내 옆의 누군가도 나와 같은 느낌을 느낀다. 나와 그 누군가는 서로 모르고, 인연이 닿아 있지 않지만 한 음악을 듣는 사실은 공유한다. 그 음악을 공유하는 사람이 왜 하필 나와 그 누군가일까? 이유는 없다. 우연이다. 나와 그 누군가는 아는 사람들인가? 만날 수 있나? 사랑하는 사람인가? 가족인가? 아무런 인연이 없다. 그러나 아주 희박한 확률로 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가족일 수 있다. 아주 아주 아주 아주 희박한 확률로... 우연히... 이 영화를 이렇게 생각하면 확률이 희박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100%, 완전 무결하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이다. 희박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은 이야기.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거기다 영상도 시원시원하게 도시를 역동적으로 훑어서 눈도 즐겁다. 복잡하게 머리 쓰지 않아도 눈과 귀가 즐겁고, 내용도 따뜻해서 부담없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