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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27]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잘 놀자구, 하나뿐인 인생
    행간의 접속/여행 2007. 12. 8. 16:16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홍은택 (한겨레출판사, 2006년)
    상세보기

    이 책은 마흔이 넘어서 미니벨로에 트레일러를 달고, 80일동안 미국 동부 요크타운에서 서부의 플로렌스까지 횡단한 기록이다. 이시다 유스케의 『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와 함께 자전거 여행기의 고전과 같은 책이다. 자전거 여행의 여정과 사색,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예기치 않은 극적이고 역동적인 재미까지 골고루 잘 안배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고,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시다 유스케의 글에 비해서 작가의 사색이 좀 더 많이 들어가있는데, 그 사색이 어렵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생각해보는 수준이라서 부담이 없고, 그 내용도 독특하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것들이기 때문에 또 부담이 없다. 아니, 어쩌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을 고스란히 뽑아낸 것 같은 공감을 하는 경우들이 더 많았다. 그런 내용 몇 가지를 뽑아보았다.
    "자전거 여행은 과거와 미래를 천천히 연결함으로써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속도를 다투는 시간성에서 벗어남으로써 과거와 미래로부터 해방돼 무시간성 또는 초시간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 나는 페달을 밟는다. 이 일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게 현재를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많은 거리를 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퀴를 돌리면서 현재에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고 잇다는 것을 더 진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목표가 아닌 현재의 과정을 즐기는 여유를 얘기하고 있다.목표를 정하고, 지금 내 옆에 무엇이 지나가는지 모르고 매진하다가, 목표를 이룬 후에는 채울 수 없는 허무함에 목말라하는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도 있지만 현재를 흘려버리지는 말자는 말이다.
    "나는 '호모 루덴스'이고 싶다. 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놀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다. 놀면서 이 세상에 있다는 거,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놀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노는 데는 어떤 의무나 조건도 붙어 있다는 점에서 자유롭다. 자유는 신의 특징이다...... 노동이 신성한게 아니라, 놀이가 더 신의 속성에 닮았다."

    하나밖에 없는 인생,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즐기면서 살고 싶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끌려가기만 할 것인가? 그래서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는 것들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해보고, 내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기면 파고들어서놀 수 있을 만큼 놀고, 즐길 만큼 즐긴다. 아직까지 결혼을 안 하는 것도 그런 방법 중의 하나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까 생각을 했다. 방학이 아무리 길어도 40일이 넘지 않고, 겨울방학은 너무 춥고.... 3년 동안 구간 구간 나누어서 횡단할까? 휴직을 한다 그러면 차라리 그만 두라고 할 것 같고.... 그렇다고 그만 둘 수는 없고.... 미국 횡단을 하는 그 날을 위해 하루하루 행복하게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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