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로 |
감독 |
김대승 (2006 / 한국) |
출연 |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최종원 |
상세보기 | | |
『가을로』를 봤다. 삼풍 사고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와 삼풍 사고의 생존자(여자)의 상처 치유기이다. 남자는 여자가 남긴 신혼여행 계획서를 따라 여행을 하고, 여자는 삼풍 사고에서 그 여자와 마지막까지 있다가 그 여자의 죽음을 지켜야했고, 역시 그 여자의 계획을 들었다. 결국 두 사람은 그 여자의 계획에 따라 여행을 하던 중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 여자가 계획을 세우면서 여행지를 탐방했을 때의 장면과 현재에 두 사람이 그 자취를 재구하는 장면이 한 장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기법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와 과거의 구분이 없는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 안에서 소통하는 모습이 과거의 상처가 단순히 과거이기 때문에 지난 일이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잠재하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에서 길이 새로운 길로 바뀌면서 그 길의 추억들을 묻고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는 것을 말하면서 과거의 민주가 갔던 그 길을 현재의 현우와 세진이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각 여행지의 풍광들도 인상적이었다.영화 후에 이 장소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각지의 사계절을 담은 것이 아니라 가을이라는 공통된 시간을 담음으로써 일관된 색감을 유지하면서 차분한 정서를 유도할 수 있었다.
보면서 등산 좋아하는 여자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지원 같은 여자라면 더 좋고.... 엄지원의 화려하지 않은 모습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