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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전국일주 7일차 (0802,목): 정읍-광주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8. 25. 14:11
    메타세콰이어
    주소 전남 담양군 금성면 석현리
    설명 대나무숲 외에도 메타세쿼이아라는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서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상세보기

    1. 허리 빠지는 고개길

    정읍을 출발하여 29번 국도를 타고 담양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담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장산 옆의 고개를 넘어야 했다.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지도를 보니 개운치라고 되어 있는 것 같다. 자전거 여행을 별로 해본 적이 없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내가 넘어본 고개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고개같다. 정확하게 시간을 재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업힐만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상주 정모에서 정말 힘들게 넘었던 수리티재보다도 더 길고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고개를 넘으면서이런 산골짜기 오지에 마을이 있고, 길이 있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정말 첩첩 산중이었고, 산 넘어 산이었는데 가면 마을이 나타나니 신기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억울했던 것은 이렇게 힘든 고개에 여기가 무슨 고개인데 해발 몇 m라는 안내판 하나 없다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여기가 정상이라는 표시도 없었다. 그냥 긴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이 정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아래 길은 개운치로 추측되는 고개 정상 부근에서 찍은 사지이다. 저 멀리 정읍이 보인다. 여기까지 오는데 몇 굽이를 돌았는지 알 수가 없다.

    2. 전라남도 입성

    길고 긴 내리막을 내려와서 다시 약간의 고래를 넘으니 전라북도와 남도를 가르는 천치재라는 고개가 나왔다. 이 고개는 전라북도에서 오르면 살짝 언덕진 고개이지만 전라남도에서 오르면 엄청 긴 죽음의 고개였다. 다행히 우리는 전라북도에서 올라서 살짝 오르고 꿀맛같은 내리막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천치재라는 표시가 있는 돌이 있었는데, 너무 작고 접근하기 힘들어서 사진찍기 정말 힘들었다.

    전라남도에 들어서자 담양군이었고, 우리는 담양으로 가는 마지막 산 추월산을 넘어야 했다. 물론 추월산을 등산하는 것이 아니라 추월산 자락을 넘어야 하는 것이고 추월산 터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만만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어떤 고개인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고개를 넘어가는 도중에 동행하는 형님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실버로드와 나, 형님 셋이서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수리를 했다. 그리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실버로드 자전거가 뒷바퀴가 푹 꺼져있다. 기껏 하나 땜질했는데, 또 하나가 말썽이니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었다. 마저 수리하는 수밖에... 실버로드 그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아래 사진은 전라남도로 들어가는 천치재에서 찍은 사진이다.

    3. 담양의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

    담양에 들어서자 식당 잡아서 밥 먹고, 죽녹원으로 갔다. 죽녹원은 대나무 테마공원으로 영화 촬영도 많이 하고, 대나무가 운치 있는 곳으로 알고 갔다. 그러나 우리가 간 날 죽녹원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휴일도 아닌데,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았다. 거기가 날씨도 너무 더워서 대나무숲이 온도를 조금이라도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관람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런 곳이구나 하는 것만 알고 나왔다. 날씨 좋을 때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래 사진은 죽녹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람들이 없을 때 찍는 것은 불가능했다.

    죽녹원 앞의 둑길은 관방제림이었다. 아주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룬 둑길이었다. 비포장길이었지만 자전거가 달리는데에는 불편이 없었다. 우리는 관방제림을 달리면서 나무둘레가 큰 풍성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나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래 사진은 관방제림에서 찍은 사진이다. 동네 사람들이 곳곳에 돗자리를 펴놓고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관방제림의 끝에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바로 연결되었다. 원래 담양과 순창으로 가는 24번 국도였는데, 24번 국도를 새로 내면서 옛날 길 일부를차량 통행 금지를 시켜놓았다. 물론 옛길의 일부는 차가 다닐 수 있는 곳도 있었고, 그 길에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심어져 있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가장 기대를 많이 한 곳었기에 이 곳에 대한 만족감은 굉장히 컸다. 여기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그냥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아래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서 찍은 사진이다. 여기는 차량을 통제한 곳이고, 통제하지 않은 구간도 있다.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료는 받는다. 역시 사람 없을 때 찍기가 힘들다.

    4. 광주로 가자

    메타세콰이어길을 나서서 다시 29번 국도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망양정, 망월동 518 묘역, 소쇄원 등도 갈 예정이었으나 메타세콰이어길을떠날 때가 이미 6시가 넘은 시간이었으므로 바로 광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가보지 못한 곳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실버로드는 진주로 간다고 해서 실버로드와도 아쉽게 헤어졌다.

    광주로 가는 길에서 도보 여행자를 만났다. 군대 제대한 학생인데 땅끝이 최종 목적지이고, 오늘은 광주까지 간다고 한다. 당연히 까만 피부에 예쁘장한 인상에 숫기마저 없어서 묻는 말에만 조용조용히 대답하는 얌전한 청년이었다. 숙박은 주로 교회에서 자거나 적당한 곳에서 노숙도 한다고 한다. 힘내라고 연양갱 하나 건네주었다. 자전거 여행도 힘들지만 도보 여행은 더 힘들고 그래서 더 대단한 것 같다.

    아래 사진은 광주 가는 길에 만난 도보 여행자와 같이 찍은 사진이다.

    그렇게 광주에 들어왔고, 시내는 역시 복잡했다. 다시 자동차들과 신호등을 신경써야 했고, 내일 아침에 광주 월드컵 경기장을 구경해야 하므로 그 근처에 찜질방을 잡았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나 싶었는데, 실버로드한테 전화가 왔다. 담양에서 진주가는 버스가 없단다. 그래서 광주 터미널까지 갔더니 이미 막차가 끊겼단다. 그래서 우리랑 같이 자려고 우리가 있는 찜질방으로 왔다.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보니 반가웠다.

    아래 사진은 드디어 광주에 들어왔을 때 찍은 사진이다.

    그렇게 7일째가 지났다. 여행한지 일주일이 지난 것이었다. 시간 참 잘 가더라.

    5. 기록사항

    5.1 지도

    5.2 주행구간: 정읍-29번-담양-29번 광주
    5.3 주행거리(누적거리): 80km (680km)
    5.4 가계부(2인용): 40900원
    -식사: 28000원
    -간식: 1900원
    -죽녹원: 2000원
    -찜질방: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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