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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8] 미쟝셴 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느낌의 복원/영화 2007. 7. 2. 18:38
    용산 CGV에서 하는 미쟝센 영화제를 다녀왔다. 사회, 멜로, 액션, 공포로 나뉘어진 장르 중에서 내가 본 작품들은 멜로였다. 미쟝셴 영화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는데, 내 동생이 어느날 비디오 테이프 몇 십개를 들고 오더니 영화제 심사해야 한다고 해서 알았다. 내 동생이 예선 심사할 때 몇 편 보니 괜찮을 것 같고, 추천해주기도 해서 보게 되었다.

    1. 「승권아 어딨니?」

    두 남자 고등학생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렇다고 동성애 코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아련한 우정이라고나 할까? 사나이의 비장한 우정이 아니라 사나이들의 여성적인 우정이다. 상목과 승권은 우연히 자전거를 같이 타고 등하교 하면서 친해졌다. 상목은 겉으로는 승권에게 무뚝뚝하고 무심하게 대하지만 작은 것에 하나하나 신경써주면서 마음을 베푼다. 자전거 뒤에 태워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 집에서 반대 방향인 승권의 집까지 태워주는 것, 뒷자리 엉덩이가 아프다는 말에 동생의 잠옷을 훔쳐서 쿠션을 만들어주기, 그리고 올 때까지 기다리기 등... 무엇보다도 승권의 인사에 말로는 대꾸하지 않으면서 작은 벨소리로 살짝 대꾸하는 장면은 상목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승권이의 가정 환경과 둘의 우정이 짜임새 있게 맞물려가지 않아서 둘의 이야기가 동떨어진 느낌을 드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2. 「Close To You」

    영화배우 정우성을 좋아하는 부산 여고생 인우는 정우성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매일 편지를 쓰고 매일 정우성 생각만 한다. 꿈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없고, 단지 정우성만이 인생의 전부이다. 주변에서는 그런 인우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현실적인 꿈은 꿈으로만 존재하는 듯 했다. 그러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팬 싸인회가 있는 서울로 상경하지만 너무 늦어서 만나지 못한다. 화장실에서 흘린 땀을 씻고 나오다가 우연히 한 남자와 부딪쳤는데, 바로 정우성이다. 이 장면에서 정말 정우성이 나온다. 관객들 모두 뒤집어지고, 여주인공 인우와 동감하게 된다. "진짜 정우성이다." 정우성을 만난 인우는 꿈을 이룬 것에 가슴 부풀게 되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으러 집으로 간다.

    진짜 정우성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꿈을 찾는 여고생의 심정이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었다.

    3. 「능곡」

    의가사 제대한 남자와 나레이터 모델 여자 사이의 사랑 이야기인데, 주제가 좀 흐리멍텅하다. 능곡이라는 변두리에서 꾸리꾸리한 사랑을 그리려고 한 것 같은데, 썩 와닿지 않는다.

    4. 「쌍둥이들」

    자신에게 비디오 테이프로 이별을 통보한 여자를 찾아갔지만 쌍둥이 언니만 있고, 여자는 없다. 쌍둥이 언니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얘기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여자를 꼭 찾겠다고 집을 나온다. 언니는 지하철 역까지 남자를 배웅하고, 언니는 남자에게 묻는다. 만일 두 쌍둥이 자매가 같이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느냐고. 남자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언니는 자신이 그 동생이라는 표시를 하며 운다.

    마지막 반전이 일품인 영화이다. 사랑한다면 그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사랑하기는 하는 것일까?

    오랜만의 단편영화들 상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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