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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감독 |
이창동 (2007 / 한국) |
출연 |
송강호, 전도연, 조영진, 김영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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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봤다. 깐느에서 전도연이 상을 탔다기에 더 보고 싶었다. 먼저 본 사람들의 말로는 인간의 내밀한 무엇인가를 끌어올리는 이창동의 연출력이 뛰어나다고 하는 말도 들었다. 남편 잃고, 아들만 바라보는 여자가 아들마저 유괴당하고 잃자 종교에 의지하지만 그것도 완벽한 치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것 중의 하나는 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있는 인간의 내면을 감독은 왜 보여주려고 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남편을 읽고, 아들을 잃은 여자의 마음은 보편적인 마음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있을 수 있지만 흔하지 않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보통의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그런 상황의 마음도 인간의 마음이고,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한다면 조금 수긍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쟁 영화 속의 주인공도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자식 잃은 슬픔? 의지할 곳 없는 인간의 황막함? 진정한 용서의 어려움? 말로 설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감독의 주제와는 멀어지는 느낌이다. 감독은 마지막에 마당을 비추는 한 조각 햇볕으로 말하는데, 그것을 언어로 하려니 참 어렵다.영화가 어렵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생각은 제목의 적절성이다. 밀양(Secret Sunshine). 비밀의 햇볕이라는 제목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함께 하고 있다. 비밀은 공개되지 않은 어둠이고, 햇볕은 드러나 있는 밝음이다. 우리의 상황은 이렇게 어둡지만은 그 안에는 희망과 같은 밝은 빛이 있다는 그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런 뜻을 가진 도시를 배경으로 그 뜻을 도시와 절묘하게 연결시켜 주제를 형상화했다. 밀양이라는 도시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지 의문이 든다.
세번째 생각은 송강호의 멋진 연기이다. 송강호가 있었기에 전도연이 있었다. 전도연을 빛내기 위해서 항상 두 걸음 뒤에서 전도연을 받쳐주고 있다. 송강호가 맡은 김종찬이라는 인물이 마음으로는 전도연과 가까이 하고 싶지만 접근할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거리감으로 표현하는데, 송강호는 그 거리를 정확하게 유지하면서 영화 전체를 조화롭게 꾸미고 있다.
쉽지 않은 영화지만 흥행 좀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