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이 쓴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읽었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부부인데, 둘이 1932년부터 20여년동안 버몬트의 시골에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산 기록이다.
이들이 뉴욕의 생활을 버리고, 시골로 내려온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는 사람의 탐욕으로 움직여 가며, 남을 착취하여 얻은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부를 쌓으려고만 드는 이런 사회 구조를 인정할 수 없었다. 실제로도 그런 사회의 미래는 영 가망 없어 보였다."
이런 형편에서 대안으로 다른 나라로 가기, 도시에서 공동체를 꾸리기,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이었는데, 이들은 세번째 대안을 선택하고 넉넉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쉽지 않은 상황들 속에서 처음의 목적들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원칙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삶의 원칙을 세웠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뽑아 보았다.
1. 우리는 먹고 사는 데 필요한 것을 절반쯤은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이윤추구의 경제에서 할 수 있는 한은 벗어나기를 희망한다.
2.우리는 돈을 벌 생각이 없다. 또한 남이 주는 월급을 받거나 무언가를 팔아 이윤을 남기기를 바라지 않는다. 한 해를 살기에 충분할 만큼 노동을 하고 양식을 모았다면 그 다음 수확기까지 돈 버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3. 우리는 모든 일에 들어가는 비용을 우리가 가진 돈만으로 치를 것이다. 땅이나 집을 담보로 넣어 융자를 얻은 뒤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6. 단풍 시럽과 설탕을 팔아서 번 돈으로 필요한 것을 충분히 살 수 있는 한, 우리 땅에서 아무것도 내다 팔지 않을 것이다. 밭에서 거둔 채소나 곡식이 남는다면 이웃과 친구들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줄 것이다.
7. 우리는 집짐승을 기르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 다른 원칙들이 있었지만, 너무 구체적이라서 우리가 적용하기에는 맞지 않아서 인용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위의 원칙들을 보면, 자급자족, 자연친화적이면서, 자본주의에 반하는 원칙들을 수립하였다.
집 짓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도 너무 구체적이라서 인용하기 뭣하고, 먹는 것에 대한 것에서 말할 것들은 채식을 한다는 것이다. 거의 생식에 가까운 식생활을 해서 손님들이 오면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이 채식을 하는 이유는 가공을 하면서 영양분이 파괴되고, 파괴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인위적인 약품을 쓰다 보니 독성분까지도 먹기 때문이다.
살림 꾸리기는 자급자족을 하다보니 직접 거의 모든 것을 만들고 수리할 수밖에 없고, 그런 능력을 서로 교환함으로써 서로 도와주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노동력을 돈으로 사고 팔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공동체는 사회적으로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는 미국의 농촌도 너무 개인주의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사람들도 대부분 그 뜻에는 동의했으나 자신의 생활을 바꾸는 데에는 회의적이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없는 것이 자녀 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생활은 자급자족으로 할 수 있는데, 자식들의 교육을 사회의 도움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부모로서 큰 모험이기 때문에 결정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다. 주인공들은 자식이 없을 때 시골로들어갔기 때문에 이 부분은 빠져 있다. 하지만 이들도 교육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 사람들과 토론을 해서 당시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을 연구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에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 희망과 노력이다."
2007년 대한민국도 다르지 않다. 미세한 부분까지 침투하는 자본의 논리와 경쟁의 논리 속에서 사람들은 행복은 꿈으로만 존재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왜 이것을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고, 남들이 하니까 우루루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의 전환과 실천이 필요한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다. 지금 당장 시골로 내려갈 수는 없어도 작은 부분들을 실천해 나가야겠다. 행복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