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14년에 남극 횡단 탐험에 나선 "인듀어런스호"에 관한 이야기이다. 섀클턴 선장이 이끄는 인듀어런스호는 1914년 남극의 사우스조지아섬을 출발하여 1915년 1월에 얼음에 갇히고, 표류하다 11월에 침몰했고, 탐험대는 얼음 위를 떠돌고, 바다 위를 떠돌고, 섬에 닿았다가 1916년에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이 책은 그 때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듀어런스호에 대한 이야기는 EBS의 『지식채널e』에서 처음 접했다. 「
돌아온 28인 7부작」(EBS 아이디 로그인 필요)이라는 제목으로 이 이야기를 소개했다. 몇 번 보면서 탐험대장의 리더쉽이 정말 멋있다고 느꼈었는데,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고 읽게 되었다. 『지식채널e』에서 봤던 사진들이 책에도 있어서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읽어보면 도무지 이런 환경에서 사람이 생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위와 바람, 배고픔... 도무지 희망이라는 것을 찾을 수 없는 그런 환경이었다. 탐험대원들 중 누구 하나가 이런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여, 다른 탐험대원들의 마음을 덩달아 흔들리게 했다면 대원들은 모두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탐험대장인 섀클턴의 뛰어난 지도력은 대원들의 마음을 굳건하게 만들었고, 대원들은 지도자를 믿음으로 따랐다. 결국 그들은 생존하게 되었다. 지도자의 지도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였다.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정말 뛰어났다.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은 바로 이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또 하나는 그 험한 상황 속에서도 기록하는 철저함이다. 사진가인 헐리 외에도 많은 대원들이 일기를 써서 그들의 상황을 기록했고, 나중에 이 책을 지필하는데 자료로 사용되었다. 당장 내일을 살아가는 것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록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도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기록을 했다는 것도 굉장히 놀라웠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지금의 나는 정말 행복한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이 그 사람들이 그 절망 속에서 꿈꾸었던 바로 그곳이었었을테니까 말이다.
나중에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보니 이 책 외에도 인듀어런스호에 관련된 책이 몇 권 더 있었는데, 사진집 형식의 책이 눈에 잡혔다. 헐리의 사진을 중심으로 상황 설명과 그밖의 다른 이야기들이 나와 있는 책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