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읽었다. 도서관의 여행 쪽 서가를 보다가 남들이 안 가는 곳에 대한 책을 찾는데, 이 책이 눈에 띄였다.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여행서가 맞지만 반은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한 책이었다.
1.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
사막에서 지도는 필요없다. 하룻밤 자고 나면 모래 바람으로 인해 모래 언덕이 없어지고, 생기므로 지도는 필요없다. 따라서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얘기이다. 목적 중심의 세계관과 과정 중심의 세계관의 차이이다. 지금 내 앞의 일들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내가 방황하는 것처럼 보여도 나침반을 믿고 방향만 잡으면 된다. 그 과정에서 나는 불확실성과 방황을 거부하지 말고, 인정하면 마음의 나침반을 볼 수 있어서 인생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멈추고 쉰 다음에는 더 많은 활력을 얻을 수 있으므로 쉬라는 얘기이다. 오아시스 주변에는 벽이 있어서 오아시스를 보호한다고 한다. 인생의 휴식 기간에도 휴식을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벽을 쌓아야 한다. 핸드폰, 인터넷, 텔레비젼, 친구들, 가족들까지도 차단할 때는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사색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라고 한다. 오아시스는 그런 곳이다. 여유가 없이 사막을 급한 마음에 건너면 사고가 난다.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이 얘기는 정체상태에서는 높이를 낮추고, 계획을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며, 선뜻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겸허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얘기이다. 그것은 단순히 받아들이라는 의미일 뿐이고, 그저 자기가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 그리고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작은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바람을 빼다 보면 막힌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어 다시 사막을 여행할 수 있다.
4. 혼자서, 함께 여행하기
혼자서 해결할 때와 함께 해결할 때를 구별해서 행동하라는 것이다. 같이 할 필요가 없는데 괜히 같이 해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거나 고집스럽게 도움을 안 받으려고 쓸데없이 자존심을 세우는 일들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기
인생의 사막에서 완벽한 준비는 있을 수 없다.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진다는 것은 항상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기를 의미한다. 항상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다는 것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무책임하거나, 위험한 상태에 있으라는 것이 아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사막의 불확실성을 좀더 쉽게, 덜 두려운 마음으로 그리고 대담하게 맞이하라는 것이다.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사막의 국경선은 자연물의 경계가 아닌 가상의 선이다. 초소 하나 세워놓고, 보이지도 않으면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국경은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위험만 준다. 이런 국경에서는 과감하게 멈추지 않고 뚫고 지나야 한다. 뚫고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자기 마음 속에 한계를 정하고 스스로 자신을 허상의 국경에 멈추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계를 허물고 뚫고 나가라는 말이다.
7. 에필로그에서 한 마디: 사막을 겉만 보고 평가하지 말라.
8. 내 얘기
여행을 하면서, 인생을 살면서 항상 목적이 있어야 하고,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게으름 피지 말아야 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인생은 사막을 건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쉴 때는 쉬어야 하고, 힘을 뺄 때는 빼야 하고, 자신을 낮출 때는 낮춰야 하며, 과감하게 지나쳐야 할 때는 지나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꿔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일 수도 있고, 사막을 건너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그 순간에 나의 판단이 지혜로웠으면 좋겠고, 그 결정으로 인해 나의 인생이 행복하고 풍요로웠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