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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8]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낯선 곳의 어색한 만남
    느낌의 복원/영화 2008. 3. 22. 14:28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감독 소피아 코폴라 (2003 / 일본, 미국)
    출연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지오바니 리비시, 안나 패리스
    상세보기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봤다. 일본 토쿄라는 낯선 공간에서 어색하게 만났지만 그 낯섦과 어색함을 공유하며 조금씩 가까줘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까워진 다음에는? 그냥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간다. 영화 『접속』의 한석규와 전도연처럼...

    두 사람의 공통점은 토쿄라는 도시를 낯설어한다는 것인데, 토쿄라는 공간적 배경은 두 사람의 심리적 방황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빌 머레이는 광고촬영을 위해 토쿄에 왔는데, 통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동시에 본국에 있는 가족과는 좀 소원한 사이라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남편의 일을 따라 왔지만 남편이 신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자 고립감을 느낀다. 그런 두 사람이 데이트도 하고, 밥도 하면서 잔잔하게 감정을 나눈다. 절대 뜨겁지 않게....

    가장 뜨거운 장면이라고 해봐야 포옹과 키스 정도인데, 그런 감정의 절제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거의 20년이 넘는데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역할을 망각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랑을 나눈다면 통속적으로 흐르게 되서 영화의 격이 떨어졌을텐데, 딱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적절한 감정 표현하는 대표적인 장면이 있다. 에 불이 났는지 투숙객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함께 엘레베이터에 탔다가 빌이 내릴 층이 되자 내리기 전에 키스를 해야 하는데, 서로 살짝 호흡을 못 맞춰서 멈칫하다 엘레베이터 문이 잠겨서 같이 남는 장면. 참 풋풋한 장면이었다.

    이 영화의 단점은 졸리다는 것. 낯선 곳에서의 어색한 만남, 약간은 들떠있으면서도 조심스러운 심리들이 나오는데, 여기에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사실은 조금 졸기도 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일본이라는 나라, 토쿄라는 도시는 서양인의 시각으로 본 나라이고 도시이다. 그래서 다소 우스꽝스럽게 나온다. 텔레비젼 프로그램이나, 광고촬영하는 현장이나 호텔의 서비스나 협력회사의 접대나 이런 것들이 약간은 과장되어 나온다. 이 영화를 본 일본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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