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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63, 64] 장길산 제1부 (1권,2권) 광대: 형제들이여 구월산으로행간의 접속/문학 2013. 7. 30. 11:22
이번 방학에는 황석영의 대하소설『장길산』을 읽기로 했다. 지난 겨울방학 때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으면서 비슷한 작품인 『장길산』을 읽으면 비교할 수 있어서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읽기로 했다. 대하소설이라서 다양한 인물들이 나왔고, 이들을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줄거리는 형성되었다.
1. 인물들
1.1 의형제들
장길산: 도망친 노비가 낳은 아이. 광대패 장충의 양아들. 광대패에서 크면서 연희를 익히고 주먹도 익히고 수광대가 된다. 박대근과 함께 광대패들도 물주를 얻어 상업적인 연희를 하려고 한다. 용당포에서 박대근이 신복동에게 당하자 신복동을 납치하여 욕을 보인 후 도망치다 붙잡혀서 투옥된다. 박대근이 보낸 유학선에 의해 하옥되어 구월산에 들어간 후 봉순이와 결혼하지만 묘옥을 마음에 두고 있다. 감옥에 있으면서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의 모순에 눈을 뜨고 큰 뜻을 품는다. 친부인 보와 묘옥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갑송이: 광대패. 길산의 친구. 힘이 장사이면서 항상 길산과 다니며 우정을 나눈다.마감동과 함께 구월산 녹림당을 일으킨다. 길산이 옥에 갇히자 대근과 함께 꺼내기 위해 노력한다. 길산이 봉순과 결혼하자 여사당 도화와 결혼한다.
박대근: 박진사의 서자로 벼슬을 못하자 송도 부자 배대인 밑에 들어가 행수 노릇하며 난장을 트러다니는 상인. 길산의 광대패와 손을 잡고 물주가 되어 상업적으로 일으키려고 한다. 길산이 옥에 갇히자 유학선이를 시켜서 빼내오게 한다.
마감동: 사노 출신 구월산 화적패 부두령. 아내를 겁탈한 주인을 죽이고 도망친 후 화적이 된다. 길산과 함께 다닌 박대근의 물건을 훔치려다 실패하자 붙잡혀서 길산과 함께 두령인 노가를 물리치고 두령이 된다. 길산이 데려온 사람들과 함께 녹림당의 뜻을 세운다.
오만석: 구월산 녹림당 부두령. 진군 출신으로 창술이 뛰어나다.
김기: 벼슬하지 못한 선비. 벼슬을 하려 과거를 수차례 보지만 부정한 방법이 난무하여 벼슬에 들지 못한다. 가산을 정리한 돈으로 벼슬을 사려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하여 돈을 모두 잃고 자결하려 했으나 갑송이의 만류로 살아남고, 부정한 세상에 대한 복수를 위해 함께 구월산에 입당한다.
우대용: 임유학의 수하 사람. 배 부리기의 명수이다. 신복동의 차인 행수 덕이를 죽인 죄로 하옥되었다가 옥에서 길산을 만나 같이 나온 후에 입당하게 된다.
강선흥: 장연의 소금장수. 장사. 학령에서 도적떼를 만난 묘옥을 구해주고 해주까지 데려다준다. 중간에 고달근을 만나 힘자랑을 겨루고, 박대근의 소개로 입당한다.1.2 재인말 사람들
장충: 광대패. 어머니는 여사당이고, 아버지는 모른다. 절의 보살 손에 크다 광대산으로 가서 무동으로 광대패가 된다. 도망나온 여비를 도와주고, 그녀가 낳은 아들(길산)을 받아 기른다.
손돌: 광대패. 아랫 재인말에 살다 묘옥을 수양딸 삼아 산다. 길산이 잡혀들어가자 역적의 마을이라며 재인말 사람들이 쪼쳐가나자 집을 태우고 마지막 춤을 춘 후 불 속으로 들어가 죽는다.
여인: 여비. 관노였다가 첫째 남편 두남과 살다 남편이 매맞아 죽고 딸자식을 빼앗긴다. 둘째 남편인 역노 보와 살다 남편은 팔려가고 남편을 찾아 도망친다. 도망 중에 아이(길산)을 낳고 죽는다.
묘옥: 양인 출신 딸로 벼슬하지 못한 아버지가 배를 타며 행상하던 중 양장교의 모함으로 아버지가 맞아죽고 어머니도 빼앗기는 것을 보고 도망친다. 옹진에서 객줏집 심부름을 하다 가뭄으로 색상에게 팔려갔다가 광산촌을 거쳐 신천 창가에 흘러들게 된다. 역병에 걸려 버려지는 도중에 손돌의 도움으로 소향에게 맡겨지고 회복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손돌의 수양딸 겸 몸종이 된다. 길산을 마음에 두고 몸을 섞은 후 재인말 사람들이 흩어질 때 남장하고 길산을 찾아 떠난다. 길산이 참수되었다는 거짓 소문을 듣고 고달근의 사당패에 들어간다.
봉순이: 장충의 무당 아내가 신딸이라고 데려온 처녀애. 길산이와는 오누이로 지내다가 길산이 하옥하고 난 후 성례를 올리고 부부가 된다.
소향: 퇴기. 재령 관기였는데 맞임개 부자의 소실로 들어가서 아들 둘 낳고 남편 잃는다. 큰아들은 장사꾼. 둘째는 철광의 감관이다. 손돌과 아는 사이로 손돌이 데려온 묘옥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박서당댁: 길산의 손위 누이
1.3 주변 인물들
정학: 고성의 장사. 매부를 보호하기 위해 송도 다녀오는 길에 금강산을 가는 길산을 만나 힘겨룸을 하고 사귀게 된다.
신복동: 해주의 상단 물주. 양주 출신이나 공주에서 향리 노릇하며 착복하여 재산을 쌓는다. 송화에서 무도하게 공물을 빼앗다시피 하다 길산이 패거리에게 당한 적이 있다. 임유학이 지배하던 용당포의 해운을 계략으로 빼앗는다.
임유학: 용당포의 주상. 신복동의 계략으로 세력 잃고 쫓겨난다.
막개: 신복동의 하수인
고달근: 안성의 사당패 모가비. 강선흥과 힘겨루기를 하다 진다. 묘옥을 만나 거둔다.
풍열 스님: 탑고개 관장하는 월정사 수지
옥여 스님: 풍열 스님 제자
임가: 월정사 밑의 사당패 모가비
여환스님: 해주 사자암 스님. 묘옥이 길산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부탁했었고, 길산이 탈옥하여 구월산 가는 길에 안전한 길을 안내해준다.
강끝춘: 평산 서녀. 월봉골 좀도둑. 온정 오거리에서 길산을 범꽁무니시켜 봇짐을 도둑질한다. 길산을 만나 구월산에 들어간다.
강말득: 강끝춘 오빠. 월봉골 좀도둑. 자고(표창)을 잘 던지고 발이 빠르다. 길산과 대적하지만 상대가 되지 않고 길산을 형님으로 모시고 구월산에 들아간다.
2. 인상적인 부분들
길산이가 갑송이와 함께 장터의 패거리들과 한바탕 벌인다는 얘기를 장충이 듣고서 장충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광대가 장터나 도회에서 본바닥놈들에게 괄시받고 꿀리기 시작하면 패거리의 연희에도 지장이 많을뿐더러 재인들 사이에서도 행세할 수가 없게 되는 버이었다. 광대는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온 가족 같은 단결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들끼리만 통하는 은밀한 법이 있게 마련이었다. 이러한 패거리를 단단히 결속시키기 위해서는 춤과 노래에 잡재주뿐만 아니라 주먹질에도 능해야만 하였다.
요새의 광대는 스타라고 하여 우상시 되지만 조선시대 광대는 그야말로 천한 존재로서 떠돌아다니는 존재였으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지키고 버티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완력도 있어야 했었던 것 같다. 그냥 춤과 노래만 잘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거친 밑바닥 삶의 생생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울러 광대패 뿐만 아니라 무녀, 백정, 갖바치, 창기 등 천민들의 삶에 대해서 도 언급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단순히 천대 받은 삶을 살았다는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그들의 억울함, 그들의 아픔 등이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새롭게 느낀 부분이다.
길산이 옥에 있을 때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하층민들의 삶을 엿보고, 세상을 바꿀 강한 사나이가 되기 위해서는 지혜를 가져야 함을 생각한다.
길산이 옥에서 달포를 지내느 중에 문득 설움받는 백성의 삶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헌헌장부로 되어진 지금까지 받은 온갖 수모는 자신이 오직 천출 광대이기 때문이려니 하여 세상의 귀천과 빈부를 숙명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남칸 살옥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들의 숱한 사연을 보고 듣는 가운데, 일찍이 박대근이와 초대면하여 그가 포부를 말할 적에 느끼지 못했던 점이 이제 와서 환히 보이는 듯하였다. 지금까지 자기가 무턱대고 관원께 느끼던 적개심이나 양반 호족들에게 가졌던 원한은 얼마나 우직하고 무모하였던가를 알았다. 이제부터는 보다 더욱 지혜롭게 더욱 강하게 되어야만 할 것이다. 불행히 황해감영 남칸에서 참수 귀신이 된다면 보르되, 꼭 살아 나가게만 된다면 그는 세상을 알고 지혜를 갖추어 진실로 강한 사나이가 되리라는 결심을 하였다. 주먹과 칼날을 휘둘러 싸움에 능함을 자랑삼는 것은, 마치 곰이나 범이 이빨과 발톱을 내세우는 짓과 다름이 없을 것이었다. 힘은 지혜로움만 같지 못하니 맹수가 함정에 빠지는 격이요, 지혜는 또한 덕에 미치지 못하니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을 것이 아닌가. 여럿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마음이 올바를 것이요, 따라서 마음을 닦아야 할 것이었다.
길산이 꺽정과 다른 점이 이런 부분이다. 꺽정은 모순에 즉자적으로 반응하여 행동하지만 길산은 모순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뒤에 길산이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하다.
광대패들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광대패들이 연희를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 때마다 소리며, 사설, 무가, 타령 등의 내용을 세세하게 실어놓고 있다. 노래 가사 하나하나를 다 이렇게 담아놓은 것을 보면 작가가 자료 조사를 정말 치밀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노래 한두 곡도 아니고 쪽수를 넘기는 노래들을 몇 곡씩 하니 노래만도 수 쪽이 되는 부분도 있다. 작가 정말 아무나 하는 것 아니고, 더군다나 역사 대하소설은 아무나 쓸 수 없을 것 같다.
3.『임꺽정』과 비교
임꺽정과 비교하면 의형제를 맺는 과정에서 장사들이 자연스럽게 주인공(길산과 꺽정)을 중심으로 모인다는 것이 비슷하다. 단지 임꺽정은 중반 이후에 의형제를 맺는데, 장길산은 초반에 의형제를 맺는다. 그런데 임꺽정이 미완이고 완성되지 못한 뒷부분까지 가정한다면 의형제는 비슷한 시기에 맺는 것 같기도 하다.
장사들의 성격들도 비슷하다. 힘겨룸 전에는 상대를 말로써 제압하기 위해 기가 실린 험담들을 하고, 힘겨룸을 하면서 내기하고, 승패가 결정된 후에는 깨끗이 인정하고 형, 아우하고...
다른 점은 임꺽정이 불같은 성격으로 폭발하는 활화산 같다면 장길산은 진중하면서 무게감 있는 휴화산 같다. 그러나 언제 폭발할지는 모른다. 이 점은 사회 모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그런 면에서 장길산은 이 점을 서서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하층민들에 대한 삶의 모습을 장길산이 더 잘 담고 있다. 광대패를 중심으로 창기, 백정, 갖바치 등 여러 유민들을 보여줌으로써 당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임꺽정은 좀 평면적인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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