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생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가 살았던 20살부터(사실은 19살부터) 29살까지의 10년을 그린 소설이다. 10년을 그리는 방식이 독특하다. 10년의 세월을 다 잡은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6일을 골라서 그 각 하루를 6편의 소설로 담은 것이다. 각각의 작품을 '장'으로 할 지, '편'으로 할 지는 모르겠다. '장'으로 한다면 장편소설이 되겠고, '편'으로 한다면 연작 소설이 될 것이다. 나는 연작 소설로 보고 싶다. 그리고, 그 6일은 역사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의미 있거나 기억할 만한 날들이다.
1.「레몬-1979년 6월 2일」
주인공이 대학교 1학년 때의 이야기이다. 연극반에 들어가서 매일같이 술 마시면서 젊음을 소비하면서도 우정과 사랑을 만들어간다. 왈가닥 동기인 고야마 에리의 고백 아닌 고백에 눈치 없이 반응하다가 친구들과 선배의 조언으로 그녀의 마음을 알아가는 상큼한 이야기이다. 이 날은 자이언츠와 스카우트 파문을 일으켰던 에가와라는 고졸 투수의 선발 경기 날이다.
2.「봄은 무르익고-1978년 4월 4일」
두 번째 소설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재수하러 도쿄에 올 때의 이야기이다. 도쿄로 가려는 이유는 아버지의 독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오전에는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와서 짐을 풀고 어머니를 보내드린 후 혼자서 가구를 구입하고, 저녁을 해결하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도쿄를 헤매는 이야기이다. 도쿄를 헤매면서 촌동네 나고야 출신에서 도쿄 시민으로 변하려 한다. 이 날은 3인조 여성 그룹 캔디스의 해체 공연 날이다.
3.「그날 들은 노래-1980년 12월 9일」
세 번째 소설은 대학을 중퇴하고 광고기획사에 들어가서 일하는 이야기이다. 초보 카피라이터로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고통을 겪고, 카피 외에도 회사의 막내로서 여러 가지 잡무를 통해서 사회 생활을 배워나간다. 이 날은 존 레논이 암살당한 날이다.
4.「나고야 올림픽-1981년 9월 30일」
네 번째 소설은 작년의 광고기획사에서 책임있는 팀장으로 승진하여 밑으로 직원을 거느리면서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작년에는 좌충우돌이었지만 이제는 경험과 실력을 쌓아서 능숙하게 일을 처리한다. 그러나 밑에 직원들을 다루는 것은 아직 미숙하다. 조직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밑에 사람들을 다루는 것을 배워나간다. 이 날은 1988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날이다. 다 알다시피 나고야와 서울이 경쟁해서 서울이 선정된 날이다.
5.「그녀의 하이힐-1985년 1월 15일」
다섯 번째 소설은 광고기획사를 그만 두고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서 활동할 때이다.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분이 작당해서 당신들의 아들과 딸을 중매하는 이야기이다. 영문도 모르고 나온 무라다와 요코는 서로에게 냉랭하게 대하지만 하루를 같이 보내면서 호감을 느낀다. 이 소설에서 요코라는 여자가 매우 매력적으로 나온다. 키가 170cm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그를 압박하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는 굽 낮은 신발을 신는단다. 주인공 무라다 앞에서는 처음엔 하이힐을 신었다가 그와 마음이 맞는 것 같아서 굽 낮은 신발을 사와서 신는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가까워져서 분위기 있는 야경에서 키스할 것 같을 때에는 하이힐을 신는다. 왜 하이힐을 신느냐고 물었더니 키스를 하기에는 너무 빠른 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여자가 좀 당돌하지만 귀여운 매력을 보여준다. 이 날은 일본 럭비선수권대회 결승인데, 신일본제철팀이 7연패를 이루는 날이다.
6.「배첼러 파티-1989년 11월 10일」
여섯 번째 소설은 동료들과 회사를 차리고 젊은 사업가로서 활동할 때이다. 동료 직원 오구라가 내일 결혼하기 때문에 남자들끼리의 파티를 저녁에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일들은 항상 그를 정신없게 만들고, 거기다가 애인인 리에코도 시간 좀 내달라고 자꾸 보챈다. 결국 회사를 위해 거래처 고다 사장과 술도 마시고, 그 후에 리에코도 만나 이른 생일 선물도 받고, 오구라의 파티에도 참석하면서 바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날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다.
각 편에서 주인공 다무라는 일정한 흐름을 갖는다. 항상 이동한다. 젊었을 적에는 지하철로 이동하고, 좀 나이 들어서는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그 날은 항상 한 끼밖에 먹지 못한다. 이 것은 항상 바쁘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20대는 항상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지나갔다는 얘기를 작가는 하고 싶은 것 같다. 우리들의 20대는 어떠했던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