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5: 1월 3일, 리쟝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7. 1. 13. 07:00
5. 1월 3일: 리쟝
이번 여행의 메인 이벤트는 호도협 트레킹이었다.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서 1박 2일로 하는 팀과 하루에 하는 팀으로 나누었다. 나는 1박 2일로 하는 것을 선택했다. 차에서 피곤한 것보다는 내 스스로 움직여서 피곤한 것을 원했고, 산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짧게 하면 내가 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1박 2일로 선택했다.
호도협은 리쟝에서 3시간 정도 가서 옥룡설산을 뒤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호도협은 좁은 협곡으로 호랑이가 도약해서 건넜다는 협곡이라는 뜻이다.
아래 사진의 뒤에 보이는 산이 옥룡설산이다.
호도협 트래킹의 출발은 어떤 학교의 옆으로 좁게 난 등산로에서부터 시작했다. 산을 오르는 것이었고, 그렇게 가파르지는 않았다. 우리가 출발하자 한 마리의 말을 끌고 마부가 쫓아왔다. 처음에는 어디 갈데가 있어서 가는가 보다 했는데, 알고 봤더니 우리가 힘들어 지치면 우리를 태우기 위해서 따라 오는 것이었다. 끝까지 우리가 안 타면 어쩌려고 저렇게 따라오는지....
아래 사진은 산길을 가는 중에 산모퉁이에서 우리가 갈 산길을 찍은 것인데, 현지인 할머니가 사진에 안나오려고 숨었지만 결국 나오고 말았다. 이번 여행의 포토제닉상 감이다.호도협 트래킹을 하면서 옆으로 보이는 협곡의 풍광은 내가 이런 곳에 와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게 하였다. 이런 풍광은 텔레비젼이나 사진으로 보아왔기 때문이다. 천길 낭떠러지와 그 밑을 흐르는 물이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시족들의 계단식 농경지는 그림이 따로 없었다. 사진에 담는다고 담았는데, 제대로 담은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래 사진은 호도협의 낭떠러지 계곡과 그 밑을 흐르는 물이다.호도협 트래킹에서 제일 힘든 구간은 28밴드라고 하는 경사진 굽이길이었다. 28번이나 꼬불꼬불 올라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가지 못 할 정도로 험한 길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는 말을 하지 않더라. 정상에서 내려다본 계곡의 모습도 장관이었고, 지나온 길들도 장관이었다. 정상 이후부터는 평지였다. 사실 28밴드 부분만 급한 오르막이었고, 대부분이 평지같은 완만한 경사길이었다.
그렇게 6시간을 산행해서 오후 6시 정도에 우리의 숙소인 하프웨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아담한 한옥에 여러개의 별채들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내 방 벽에는 동파문자가 크게 그려져있었는데, 남자와 여자가 마주보고 있는 그림 같았다. 나중에 보니 “사랑”을 나타내는 동파문자였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히 씻고, 저녁 먹고, 같이 온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아래 사진은 하프웨이게스트하우스의 입구이고, 그 아래 사진은 내가 묵었던 방 벽에 있는 사랑을 의미하는 동파문자이다.해외여행 경험이라고는 스키원정 밖에 없던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왜 여행을 다니는지 궁금했다. 나같은 경우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것들이 그렇게 끌리지 않는데,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같이 다닌 사람 중의 한 명은 자기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아는 사람이랑 한 번 다니고, 또 다니고 하면서 3번 정도 해외로 나가다 보니까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서 자꾸 다니게 된다고 한다. 자기도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다니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걸 알려면 나도 몇 번 더 여행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얘기하면서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라는 거창한 말까지 빌려오지 않더라도 여행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자신이 어떻게 적응하고, 상황에 대처하고, 몸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는지 자신에 대해서 몰랐던 모습들을 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다음 여행에 대한 어렴풋한 생각도 하게 되었는데, 일단 젊을 때에는 고생하는 곳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서는 편한 곳, 유럽이나 북미 등. 이런 곳은 여행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언어도 웬만큼 통하고, 사람들도 많이 다니니까 나중에 가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가까운 날들에는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을 다녀야 할 것 같다. 동남아나 인도는 사람들이 많이 가니까, 아프리카나 남미를 먼저 갈 가능성이 좀 크다. 우리 인솔했던 인솔자가 티벳도 다닌다니까 티벳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바람의 시선 > 여행/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7: 1월 5일, 리쟝-쿤밍 (0) 2007.01.14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6: 1월 4일, 리쟝 (0) 2007.01.13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4: 1월 2일, 따리-리쟝 (0) 2007.01.12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3: 1월 1일, 따리 (0) 2007.01.12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2: 12월 31일, 쿤밍-따리 (0) 200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