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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4: 1월 2일, 따리-리쟝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7. 1. 12. 09:00

    4. 1월 2일: 따리-리쟝

    따리에서 3시간을 달려서 리쟝에 도착했다. 리쟝에도 리쟝고성이 있었는데, 따리고성과는 달리 한옥이 더 많았다. 아니 한옥밖에 없었다. 고성 안의 모든 건물들은 한옥들 뿐이었다. 훨씬 중국적인 풍색이었다. 고성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군다나 90년대에 리쟝이 대지진으로 건물의 90% 이상이 파괴되는 일을 겪었는데도 다시 이렇게 한옥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는 것과 나시족들의 인구가 겨우 45만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게 재건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된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16억 중에서 45만 밖에 안되는 정말 소수민족인데 말이다.

    아래 사진은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강택민 주석의 휘호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리쟝의 거리는 모두 한옥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한옥의 모양은 거의 똑같다. 그래서 길을 잃기 쉽다. 여기가 거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다. 그래서 곳곳에 약도가 그려져 있다. 그래도 못찾는 사람들은 당연히 있다. 나는 지도 보고 길 찾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도시가 좋았다. 7번가와 사방가, 그리고 광장 등을 중심으로 펼쳐진 고성의 골목들은 아기자기하고 다닐 맛이 났다.

    오후에 도착하여 흑룡담 공원을 산책했다. 흑룡담 공원도 역시 호수공원이었다. 호수를 중심으로 정원이 있고, 나시족의 동파문화연구소가 있었다. 동파문화를 연구하고, 전수하는 곳이었다. 연구소 자체에는 별로 볼 것은 없었다. 오히려 리쟝 고성 안의 상점가가 더 눈길을 끌었다. 흑룡담 공원은 옆의 시민공원과 거의 붙어 있었는데, 경계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상황만 잘 파악하면 시민공원을 통해서 흑룡담 공원을 공짜로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관광객들만 돈 내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물론 둘의 경계지점에 검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지만 좀 애매했다.

    아래 사진은 흑룡담공원에서 흑룡담과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고,그 아래 사진은 동파문화연구소 담에 그려진 동파문자를 찍은 사진이다.

    저녁에는 리쟝고성의 야경이 보이는 만고루에 올랐다. 리쟝고성 옆에 있는 사자산에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었다. 솔직히 리쟝고성의 야경이라고는 했지만 한옥으로 되어 있는 야경이 도시의 야경처럼 화려할 수는 없었다. 사방가와 광장을 중심으로 한 북부 중심가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나머지는 그냥 불빛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그래도 어두어질 즈음 리쟝 고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성 반대편의 현대화된 리쟝 시내의 모습도 보였다. 아직 높은 빌딩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크게 성장할 것 같은 도시였다.

    아래 사진은 채 어두워지기 전에 만고루에서 찍은 리쟝 고성의 전경이다.

    리쟝의 광장에서 한국인 배낭여행 부부를 만났다. 대략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나이에 완전 산악인 복장에 큰 배낭을 메고, 안내서를 들고 숙소를 정하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나는 정말 편하게 여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세 개 호텔에 전용버스에 가이드까지 동행하고 있으니 내가 하는 것은 배낭여행이 아니었다. 그 때 문득 진짜 배낭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 맞는 동행자가 있는 것이 부러웠고, 아름다워 보였다. 배낭여행하는 부부.... 내가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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