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관련 책을 몇 권 읽다 보니 내공이 쌓였는지 올림푸스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혔는데, 영웅들과 인간들, 그리고 신들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쉽게 접하기 위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의 첫째 특징은 전체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별로 묶어놓았다. '신들의 사랑과 욕망, 질투와 배신의 비극, 신의 탄생과 인간의 죽음, 영웅들의 모험과 방랑, 인간들의 오만에 내려진 신의 형벌,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절망, 풀리지 않는 저주의 끈' 등으로 되어있다. 이 중 '신의 탄생과 인간의 죽음' 일부가 올림푸스 신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머지 장들은 내가 읽은 다른 책에서는 잘 다루지 않거나 일부만 다룬 얘기여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둘째 특징은 각 장의 세부 내용은 등장인물별로 되어 있어서 마치 사전과 같은 느낌이었다. 내용별로 묶다보니까 사건의 전후 관계가 꼭 맞아떨어지지 않았고, 그래서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나중에 어떤 등장인물에 대해서 잘 생각이 나지 않거나 궁금증이 생겼을 때 찾아보기에 좋은 구성이기도 하다.게다가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2-3쪽 정도로 간략하게 되어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셋째 특징은 가계도와 주변 정보를 싣고 있다.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신들의 가계도인데, 모든 등장인물을 포함하고 있는 가계도는 아니지만 읽고 있는 부분의 가계도가 필요할 때는 친절하게 가계도를 삽입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주변 정도도 신화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신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그리스 역사나 신화에서 파생된 어원과 같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단점은 둘째 특징하고도 관련이 있는데, 그리스 신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나 체계가 없는 사람들한테는 약간 산만한 느낌을 줄 수가 있을것 같다. 따라서 그리스 신화를 조금이라도 접한 후에 읽으면 훌륭한 보충교재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이 책을 그리스 신화 인물 사전처럼 잘 활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