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봤다. 일본 시골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을 그린 순수한 영화였다. 전교생이 초등학생 3명, 중학생 3명인 시골 학교에 중학교 전학생이 왔고, 7명이 마을과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면서 커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2학년 여학생 소요와 전학온 남학생 오사와가 보여주는 풋풋한 사랑이 보기 좋았다. 오사와는 무뚝뚝하면서도 은근히 자상한 측면이 있고, 소요도 무관심한 척 하지만 관심이 많다. 소요의 배려심은 영화의 여기 저기에서 나온다. 동생들을 챙기는 역할이라서 그런 것도 많지만, 특히 도쿄 수학여행에서 나온다.오사와의 도쿄 친구들이 추억이라며 전에 다니던 학교 건물의 벽돌을 선물로 준 것을 오사와는 애들 장난이라면서 챙기지 않자, 소요가 그 무거운 벽돌을 챙긴다. 너무 무거운 벽돌을 들고 다니느라 소요는 쓰러졌고, 벽돌을 발견한 오사와는 그 벽돌을 깨뜨린다. 이 장면에서 그 벽돌을 버리는 줄 알았는데, 버리지 않고, 깨뜨린 조각 중에서 작은 것을 챙긴다. 어차피 추억이라면 크든 작든 상관없으니까.... 서로의 마음을 서로 챙겨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둘이 키스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정말 애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서로 서툴게 해서 하는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을 서로 느끼고, 겉으로는 별 것 아니라고 말하지만 보는 관객들에게는 미소짓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후 고등학교 진학으로 고민하는 장면에서 소요는 오사와와 함께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오사와는 도쿄의 고등학교로 갈 생각이라 말한다. 소요는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오사와는 마음을 바꾸고 같은 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이제는 서로의 공간을 만들고서 서로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본 영화 특유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빚어지는 유머와 사춘기 소녀의 감성이 잘 살아있다. 중고등학생들이 보면 딱 좋을 것 같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