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 비열한 거리: 사람 사는 것 다 똑같지, 뭐...

비열한 거리 감독 유하 (2006 / 한국) 출연 조인성,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상세보기

DVD로 『비열한 거리』를 봤다. 조인성의 시원시원한 액션과 맛나는 연기가 일품인 영화이다. 조폭들의 이야기인데, 장난식으로 조폭을 다루지 않고,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다루려고 하는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난 영화이다.

조폭 세계의 의리를 그린 듯 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 의리를 무참히 짓밟는 모습은 섬뜩하기도 하다. 그 세계를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그럴 것이라는 생각만 할 뿐이지만 정말 그 세계에 있다면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을 것 같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등에 칼이 꽂힌다면 그거 사람 살겠는가.

그러나 감독은 그런 세계는 조폭들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삶도 그들의 삶과 똑같지 않느냐고 묻는다. 조인성의 친구인 영화 감독이 조폭들의 삶은 어떠냐는 질문에 조인성은 사람 사는 것 다 똑같지 않느냐고 대답한다. 조폭들의 삶이 조금 더 거칠다 뿐이지 자신의 기회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밟고 올라서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제목의 비열한 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거리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그렇게 잘 생기고, 남성미 풍기는 조인성이 한 여성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 했다.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이 넘친다. 잘 생기고, 멋있고, 시원시원하고, 인간미 있고, 때로는 보호해 주고 싶고, 여자를 위해서 음식도 차릴 줄 알고, 센스 있는 선물도 준비할 줄 알고, 직업이 좀 무서워서 그렇지 한 번쯤 품에 안기고 싶었을 거다. 아~ 배 아프다.

아무튼 유하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