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를 보았다.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가 나오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이다. 80년대에 듀란듀란이나 왬과 같은 뉴웨이브 팝 그룹의 멤버였던휴 그랜트가 퇴물이 되어 동창회나 놀이동산 공연에 출연하다가 당대 최고의 여가수의 의뢰로 듀엣곡을 만들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드류 베리모어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둘이 사랑을 이루어간다는 얘기이다.
한 마디로 명랑하고 발랄한 재미있는 영화이다. 얘기는 뻔하지만 휴 그랜트의 자조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대사와 드류 배리모어의 발랄함, 그리고 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유치찬란한 장치들이 영화의 재미를 이루고 있다.
인상적인 장면은 곡을 완성하고 데모CD를 제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피아노 선을 깔고, 베이스 기타를 넣고, 리듬 기타를 넣고, 퍼커션을 넣으면서 반주를 완성하고나서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서 듀엣곡을 부르는데, 떨리고,긴장되면서도 설레는 녹음 과정이 예쁘게 그려졌다. 두 사람이 정말 예뻤다.
그리고, 마지막에 서로 다퉈서 떠나가려는 여자를 잡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서 공연 무대에서 부르는 장면도 관객들에게 희열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드를 내보냄으로써 기쁨을 배가 시키는 효과가 극적이었다.
휴 그랜트의 목소리 듣기 좋았고, 드류 베리모어 미소 예뻤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전에 했던 공연 기획이나 CD 제작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