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처음 만난 사람들』을 봤다. 탈북자 남자, 탈북자 여자, 외국인 노동자, 형사 등 네 사람의 이야기가 느슨한 연결고리를 갖고 우리 사회의 일면을 투영하고 있는 영화이다.
탈북자 남자는 하나원에서 나와서 독립적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적응을 하지 못해 길을 잃기도 하고, 대형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을 보면서 물질 문명에 위압당한다. 탈북자 여자는 10년 전에 탈북하여 택시 기사로 생활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주변에서 겉돌기만 한다. 외국인 노동자는 애인을 찾기 위해 베트남에서 왔으나 공장에서 임금도 받지 못하고, 택시 강도로 간신히 돈을 구해 탈북자 남자의 도움으로 애인을 찾아갔으나 애인은 농촌 총각과 결혼해서 살고 있다. 형사는 탈북자 남자의 정착을 도와주는 일과 택시 강도를 한 외국인 노동자를 잡는 일을 하는데, 자신의 일에 보람을 찾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이 영화의 인물들의 특징은 모두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탈북자 남자와 외국인 노동자는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직접 드러난다. 길을 잃거나 길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 등이 그러한 모습이다. 탈북자 여자와 형사는 겉으로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을 둘 곳 없이 외로움을 느낀다.
탈북자 남자가 등장하는 장면들을 보면 우리는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우리 사회가 살아가기 참 복잡한 사회이고, 비정한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건을 사기 위한 과정,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 객지에서 숙소를 찾는 방법들이 결코 만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또 버스를 잘 못 탄 사람이 제대로 찾아가도록 배려해주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 비정함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