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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2]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청춘의 음울함에 대하여
    느낌의 복원/영화 2008. 2. 21. 16:02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감독 노동석 (2006 / 한국)
    출연 유아인, 김병석, 최재성, 이동호
    상세보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봤다. 미국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의 번역 제목과 똑같은데, 이 영화는 한국 독립영화이다. 한마디로 음울한 청춘을 그린 영화이다.

    동생은 어려서부터 사고 치고 다니고, 학교 그만 두고, 형과 같이 세차 하다가, 진짜 총 산다면서 밀거래하다 사기 당하고, 안마시술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총기사고 치고, 도망친다. 동생의 꿈은 진짜 총을 갖는 것이다. 형은 드러머의 꿈을 안고 드럼 교습소에서 가르치는 일도 하고, 세차도 하고, 대리운전도 하고, 그러면서 동생을 보살핀다. 마지막에 동생이 안마시술소 총기 사고를 치자, 대신 경찰에 자수한다. 그 가운데, 조카가 있고,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던 여자가 있다.

    영화가 밝은 구석이 별로 없다가 마지막에 하나 있다. 착한 학생이 될거냐는 조카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동생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좀 뜬금없다. 형이 대신 잡혀 들어갔으니까 반성하는 의미에서 착하게 살기로 했다는 것인가? 그럼 여태까지는 착하게 살기 싫어서 그런 삶을 산 것인가? 이 영화에서 감독이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얘기해야 하는 부분은 환경에 대한 것이었다. 주인공들의 환경.... 주인공들이 어떤 환경 속에 있었길래 이런 음울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얘기했어야 했다. 아빠가 도박에 빠지고, 엄마가 바람 피고, 엄마가 버림 받고 종교에 빠지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주인공들의 인생에 어떤 짐이 되었는지는 유기적으로 구성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 다음에 궁금한 인물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안마시술소 사장이다. 이 안마시술소 사장은 예전에 엄마가 바람핀 사람이다. 동생이 간 안마시술소가 왜 하필 그 남자인가 하는 점이고, 그 남자는동생을 한 눈에 알아보고, 자기와 함께 일할 재목이라고 생각하는지 납득이 되지않는다. 또 동생도안마시술소라는 곳에 처음 들어가서 쭈뼛거리다가 사장인그 남자를 만나고부터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하는지 그심리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다.

    또 궁금한 인물은 조카를 맡긴 형이다. 친형인지 배다른 형인지, 그냥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인지 가족 관계가 모호하고, 뭔가 있을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데,이 사람이 한 것이라고는 조카를 맡겨서 주인공들 옆에 있게 하여 마지막에 희망적인 답을 주는 그 질문을 하게 하는 역할밖에 없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청춘의 음울함에는 이유가 없다. 원래 청춘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해버리면 영화에서 이야기는 없고, 분위기만 남게 되고, 영화가 너무 전위적으로 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조금만 더 쉽게 이야기를 만들면 영화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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