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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40]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인문학의 눈으로 여행을 보다
    행간의 접속/여행 2012. 9. 14. 09:00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저자
    김재기 지음
    출판사
    향연 | 2010-04-14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여행이 대중적 여가활동이 되고 여행에 관심 갖는 이들이 늘어나면...
    가격비교

    여행을 좋아하는 철학 교수가 인문학의 눈으로 여행 자체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쓴 여행인문학 개론서 같은 책이다. 여행을 통해서 삶을 성찰하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게 되고, 사람과 소통하게 되고, 문화를 교류하게 된다고 봤을 때 여행은 인문학적인 요소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고, 그것이 여행의 의미로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한 책이 나와 버려서 굉장히 반가웠다.

     

    차례를 먼저 훑어 보면 인문학의 눈으로 여행을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있다.

     

    1. 꿈꾸는 자 여행에 매혹되다

    -두 가지 꿈 / 꿈꾸는 자는 복이 있나니 / 꿈의 변증법 /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쿠바

    2. 나는 준비한다, 고로 나는 떠난다

    -좋은 여행과 여행 준비 / 호모 프레파란스 / 여행 함수 / 여행의 소프트웨어: 정보, 언어, 태도

    3. 여행 프로젝트

    -어디로 / 언제 / 누구와 / 왜 / 어떻게 / 얼마

    4. 여행, 일곱 빛깔 무지개

    -모험 / 전투 / 소통 / 발견 / 깨달음 / 자유 / 은총

    5. 기록, 기억, 그리고 추억

    -존재는 기억이다 / 틈나는 대로 쓰고 또 써라 / 마음을 담아서 발로 뛰며 찍어라 / '더 나은 여행'을 위한 열 가지 팁

     

    1장에서는 여행이 주는 꿈과 환성에 대해서 얘기한다. 우리는 여행을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은 곧 꿈의 세계와 통하니까... 결국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것은 꿈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꿈은 실현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얘기도 한다.

     

    2장에서는 출발 전 준비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래서 여행 함수도 얘기하는데, T=f(t,m,s)라고 한다. 풀이하면 T(Travel,여행)는 t(time,시간)과 m(money, 돈)과 s(stamina,체력)의 함수란다. 시간과 돈과 체력이 겹치는 지점에서 여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최소자원의 결점 법칙에 의한다. 시간과 돈이 아무리 많아도 체력이 부족하면 부족한 체력만큼만 여행이 허용되고, 돈과 체력이 아무리 많아도 시간이 별로 없다면 주어진 시간만큼만 여행이 허용되는 것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여행의 소프트웨어로 정보와 언어와 태도를 얘기하는데, 특히 태도를 중시한다.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인식 없이 좋은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3장에서는 여행을 만들어갈 때 고려하는 6가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그 중 '언제'에 해당하는 내용 중에 장기여행에 대한 얘기가 있다. 누구나 여건만 되면 장기여행을 꿈꾸지만 실제로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사람들에게 장기여행을 해야만 여행의 고수가 될 수 있다는 투의 얘기는 무책임하다는 얘기이다. 또 '왜'에 해당되는 내용에는 여행의 목적이 있는데, 여러 가지 목적을 얘기하지만 결론은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여행에 진짜 목적이 있다면, 그건 아마 여행자의 삶 자체 속에, 그의 영혼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안개처럼 불분명하고 원형동물처럼 수시로 그 외관마저 바뀌는 그 목적이란 놈은 어무도 모호하고 너무도 깊숙한 곳에 감춰져 있어서, 때론 여행자 자신도 그 실체를 정확히 볼 수가 없고 심지어 그것의 존재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래도 우리들은 누구나 여행을 하면서 막연하게나마 느끼게 된다. 비록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어도 내가 왜 여행을 왔고 내가 뭘 원하는가르, 여행이란 나에게 무엇이고, 여행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는가를. 만일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수준이고 현주소일 것이다.

     

    설명할 수는 없어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얼마'에 대한 내용 중에 '습관의 산물'이라는 얘기도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알뜰한 여행을 추구하다 보면 흥정을 하여 여러 가지 비용을 깎으려고 하는데, 여행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타일과 패턴이 굳어져서 나중에는 그 틀에 자신을 가둬 버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합리적인 계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 나중에는 돈을 아끼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 되어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 쓸 대는 써야 한다. 돈.

     

    4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여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일곱개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그 중에서 '모험'과 관련된 내용 중에 헬렌켈러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데, 나도 또 인용해본다.

     

    "안전이란 일종의 미신이다. 안전 같은 건 본래 없으며, 우리는 완전한 안전 같은 걸 경험하지도 않는다. 위험을 피하는 것은 결국 곧바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보다 더 안전하지 않다. 삶이란 과감한 모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삶 자체는 워험이고 모험일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 결국 여행에서 완벽한 안전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일부러 위험에 뛰어들 필요도 없지만... 그 다음으로 '전쟁'이라는 내용에는 불친절한 현지인들에 대한 생각들도 담고 있다. 내용은 우리가 가는 여행지는 여행지이기 전에 현지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들이 친절하고 정직하면 좋겠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시설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터전에 그들이 배제되고 우리가 주인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여행'을 위한 열 가지 팁을 제시하면서 마무리한다.

     

    하나, 왜 떠나는지 생가하고 떠나라

    둘, 열심히 준비하되, 준비한 것에 얽매이지 마라.

    셋, 조금만 더 투자하라

    넷, 과감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다섯, 집은 잊어버리고 현지에 동화되도록 애써라

    여섯, 위험에 대비하고 늘 안전에 신경 써라

    일곱, 누구나 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보라

    여덟,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겸손해져라

    아홉, 늘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열, 기록하고 정리하라

     

    책 내용을 정리한 완결된 내용이라 여겨진다. 여행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는 책으로서 괜찮은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인문학이라는 학문으로서 내용의 깊이를 추구한다고 할 때 어떤 내용이 그 깊이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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