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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9] 안녕,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가 땡기네행간의 접속/여행 2012. 9. 12. 09:26
이디오피아부터 시작하여 남쪽의 남아공과 마다가스카르까지 동부 아프리카를 76일간 종단한 여행기이다. 기자 출신이라서 글이 매끄럽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군데군데 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인상적이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읽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읽는 우리는 간접적으로 여행을 하니 이렇게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여행객에 대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을 다니다 보니 글쓴이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었다. 특히 비포장도로를 딱딱한 좌석 혹은 차바닥에 맡겨져야 하는 그의 엉덩이는 굳은살이 배길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가 하고 싶은 여행이었고,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막판에 비행기 예약과 관련한 소동을 빼고는 큰 불상사 없이 지낸 것 같고, 접하지 못했던 문화와 역사 속에서 다양함을 배운 기회였던 것 같다. 글쓴이에게도, 나에게도....
읽다보니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에 대해서 단편적이나마 인상을 가질 수가 있게 되었다. 직접 가보지 않고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고, 글쓴이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한 것이라서 그 이면의 다른 진실이 숨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일단 처음으로 들어오는 정보로서 느낌을 주는 것들은 일단 받아들일 만 한 것 같다.
인상적인 곳은 마다가스카르 모론도바의 바오밥 거리이다. 20미터가 넘는 바오밥 나무들이 늘어선 거리를 상상해 보면 이국적인 것을 넘어서 우주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왕자의 소행성 같은 곳.... 또 마다가스카르는 물이 풍족하기 때문에 농업이 발달되어 있고, 인도와 동남아와 교류하여 아프리카 문화와는 좀 다른 특색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에 새롭게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보츠와나가 다이아몬드와 금으로 굉장히 소득이 높은 나라이면서 남아공처럼 유럽식의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미비아도 그 다음이고... 이 세 나라를 남아공 3형제라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산업과 경제가 발달된 나라로서....
반면에 그 옆에 있는 짐바브웨는 경제적으로도, 인적인 측면도 도무지 믿을 구석이 없다고 한다. 인플레가 너무 심해 아침과 저녁이 환율이 다르고, 공식 환율도 시중 환율의 1/10이라고 한다. 그러니 여행객들에게는 반드시 피해 가야는 나라인 것이다. 그 일례로 택시 요금이 200만 짐바브웨 달러(미화 20달러)란다. 그리고 화폐에 유통기한이 있다. 인플레가 너무 심해 나중에는 못쓴다는 얘기다. 이해할 수 없는 뒤죽박죽인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억울함을 얘기하면 외국인들도 "여긴 짐바브웨야."라고 말해 버려 결국 체념하게 된다. 이렇게 얘기해 놓고 보니 경제적인 관점으로 그 나라를 평가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글쓴이의 경험의 폭이 경제적인 관점과 관계가 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직접 가보지 않았으니 글쓴이가 보지 못한 다른 면도 있을 것이라는 여지를 남겨 놓고 생각해야겠다.
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는 아니지만 몰랐던 아프리카에 대해서 조금 정리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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