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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돈을 물처럼 흐르게 하라행간의 접속/인문 2011. 4. 9. 16:06
돈의달인호모코뮤니타스 카테고리 지은이 상세보기
이전에 읽었던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와 많이 겹친다. 그 책은 공동체에 대한 얘기를 중심에 두고, 간간히 돈 얘기를 했고, 이 책은 돈 얘기를 중심에 두고 공동체를 이야기한 것이다. 결국 내용은 같은데, 한마디로 돈을 묶어두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라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결국은 수유+너머를 통해서 본 돈과 공동체의 이야기인 것이다.본문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뽑아 보았다.
'가난하지만 행복하다' - 이런 말들은 대개 추상적이다. 그저 참고 견디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래서 호소력이 없다. 하지만 『가난뱅이의 역습』은 그런 식의 윤리적 정언명령이 아니라, 쫀쫀할 정도로 세세하게 구체적인 노하우를 알려 준다. 밥 한 끼, 하룻밤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매너를 지키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평소에 어떤 준비를 해두어야 하는지, 주변상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등. 그렇다, 이 노하우의 핵심은 그 순간 자신이 철저히 삶의 주인이 된다는 데 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주인이 되는가? 그러자니 온갖 무형의 가치들을 총동원해야 한다. 정서와 관계 등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들, 가난뱅이가 행복하게 살려면 이걸 활용하는 것 말곤 도리가 없다. 화폐가 잠식해 버린 삶의 다양한 가치들을 되살려 내는 것. 그거야말로 화폐에 대한 통쾌한 복수다.
일본의 무일푼 가난뱅이 대학생의 돈에 대한 가치 전복적 상상력과 실천을 담은 책을 소개한 부분인데, 진정 돈 없어도,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책 한 번 읽고 싶다.
가족이 공동체적으로 재배치되려면 일단 '세상 속으로' 나와양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그리고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과 접속한 다음 그것을 서로에게 선물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의 공동체적 재구성이란 바로 이런 의미이다.
현대의 화폐, 즉 자본과 맞서는 대안으로 공동체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가족을 예로 들고 있는데, 지금의 가족이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밖 네트워크와 소통할 수 있고, 그 네트워크를 가족 서로에게 선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는 안 될까? 회사도 가능하다. 회사가 우울한 이유, 회사에서 행복하기 쉽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교환과 경쟁의 관계만을 강조했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의 공동체적 재구성, 즉 회사를 소통의 현장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안 되면 될 대까지.
그렇게 공동체를 꾸리면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할까?
공동체는 절대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평화롭기는커녕, 크고 작은 트러블이 쉬지 않고 일어나는 곳이다.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신체적 습속과 개성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있을 때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정서적 흔적을 남기는 순간, 관계는 바로 경직된다. 웃음과 서사는 이 무게를 덜어 내는 역할을 한다. 베르그송이 말했던가. 웃음은 모든 매커니즘적인 경직성에 대한 징벌이라고. - 고로, '웃어 넘긴다'는 말은 절대 빈말이 아니다.
갈등은 웃음과 이야기로 해결하고, 그 갈등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정말 이상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공동체를 실제로 꾸리고 있다니 신기하다.
교사로서 동료교사들과 소통하고, 학생들과 소통함으로써 갈등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경쟁과 실적이 아닌 네트워크로서 재구성될 수 있을까. 단 1년이라도 그런 학교 공동체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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