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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전국일주 11일차 (0806,월): 보길도-강진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8. 29. 17:53
    보길도
    주소 전남 완도군 보길면 예송리
    설명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에 속하는 도서로 섬 자체가 하나의 자연 공원이다.
    상세보기

    1. 보길도 주행기

    기상청의 예보로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의 하늘은 잔뜩 찌푸리기만 한 상태였다. 조금 있으면 비를 뿌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인간이 앞으로의 일을 예측할 수는 없는 일. 현재 비가 오지 않으면 자전거를 타고 보길도를 돌아본다. 오후 1시에 완도로 가는 배를 타야 하므로 오전에 부지런하게 보길도를 돈다.

    보길도의 해안도로는 일주를 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한 쪽 끝이 끊어져 있다. 그래서 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간단히 두 곳만 보기로 했다. 윤선도의 유배지였던 세연정과 섬 남쪽에 있는 망끝 전망대. 그밖에 보길도에는 예송리 해수욕장과 송시열의 글씨가 있는 바위 등도 있었지만 모든 곳을 다 볼 수는 없었다.

    세연정은 보길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윤선도의 정원이다. 유배 생활을 이렇게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한다면 정말 유배 생활을 할 만한 것 같다. 세연정이 다른 곳과 다른 것은 연못에 있는 바위들이다. 바위들이 그렇게 있는 연못을 거의 없는데, 이 점은 세연정의 독특한 면모이다. 아울러 정자 주변의 소나무들도 정자를 가릴 듯, 보일 듯 감싸고 있어서 정자의 멋을 더 운치있게 보여주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세연정을 찍은 사진이다.

    보길도 선착장에서 망끝 전망대까지는 대략 12km 정도 되고, 보길도도 섬이라 중간 중간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이 길에서 보이는 남해 바다의 모습도 보기 좋다. 주변 바다는 전부 청정해역이라 여러 수산물을 양식하는 양식장이 있다. 망끝 전망대는 그냥 도로의 끝이었고, 바다의 시작이었다. 보길도의 북쪽 바다는 섬들이 많아서 바다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여기서 보는 바다는 말 그대로 망망대해였다.

    아래 사진과 그 아래 사진은 망끝 전망대로 가는 길에 찍은 것이고, 맨 아래 사진은 망끝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2. 완도 주행기

    보길도에서 1시 배를 타려고 부리나케 선착장에 왔건만 2시 배란다. 진짜 레이싱 선수처럼 온 힘을 다해서 왔건만.... 허탈했다. 그래서 점심이나 먹었고, 2시 배를 탔다. 완도 갈 때는 자전거 요금 따로 내지 않고, 그냥 탔다.
    대략 1시간 정도 걸렸고, 완도의 화흥포항으로 들어갔다. 화흥포항은 완도의 서쪽에 있고, 완도항은 완도의 동쪽에 있다. 화흥포에서 서쪽으로 난 77번 국도를 따라 완도의 반만 일주하여 강진으로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77번 국도로 진입하는 길을 못 찾아서 지나가는 운전자에게 길을 물어보니 자기를 따라오라면서 길을 알려주고, 자기 집이 그 길 근처라면서 차나 한 잔 하고 쉬어 가라고 한다. 그래서 따라서 갔다.

    따라서 갔더니 카페같은 전원주택이 나왔다. 나는 처음에는 카페인 줄 알았다. 통나무로 된 집이 있고, 집 앞에는 잔디로 된 정원이 있고, 정원 주변에는 야생화들이 곱게 피어 있고, 집 옆에는 나무 테이블이 있었으며, 집 뒤에는 정자가 있었다. 거기에다 결정적으로 나무 테이블 앞에는 남해의 절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집 주인은 시인이었고, 이 집에서 창작 활동을 한다고 한다. 차를 내주시면서 다음에 완도에 오면 자고 가도 좋다고도 하시면서, 젊었을 때 무전여행의 경험도 얘기도 해주셨다. 우리가 강진까지 가서 찜질방에서 잘 계획이라고 하니 이번에는 강진읍내에는 찜질방이 없고, 외곽에 하나 있다면서 숙박 정보까지 알려주신다. 이 분들 아니었으면 강진에서 혼란스러울 뻔 했다.

    아래 사진은 시인의 전원주택에서 찍은 사진이다.

    완도를 달리는 내내 비가 내렸지만, 완도 해안도로 옆으로 펼쳐진 완도 앞 바다의 모습을 보니 비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3.강진 외곽 찜질방으로 가는 길

    완도대교를 지나 달도를 지나 55번 지방도를 타고 강진으로 향했다. 시인 선생님이 말한 찜질방은 55번 지방도를 계속 타고 가다도암초등학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저수지를 지나 포장도로의 끝가지 계속해서 올라가면 나온다. 입구에 서있는 표지판에는 4km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8km 정도 되는 거리로 예상된다. 거기다 약간의 언덕도 있고, 포장도로 끝에는 500m정도의 비포장도로가 있고, 그 길의 끝에 있다.

    그런데, 그 길 초입에 있는 용덕산과 석문산이라고 있는데, 이 산들의 풍채가 절경이다.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 모습 사이로 구름이 걸려있고, 그 구름들이 바람에 흐르는 모습을 보니 자전거 주행의 피로들이 싹 풀릴 수밖에 없었다.

    아래 사진은 찜질방 들어가는 길에 있는 석문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4. 허심재에서

    찜질방 이름이 허심재(虛心齋)다. 이런 산골짜기에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까 싶은데, 예상대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주말에는 어떤지 모르겠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다. 사장님한테 고기 먹을 수 있게 상만 차려달라고 해서 식당에서 고기 구워먹고, 소주도 꺼내 먹고, 커피도 먹고... 물론 아침에 계산 다 했다. 빨래는 황토방에다가 널어놓고, 2층에 있는 PC로 인터넷도 그냥 할 수 있게 해주고(그래서 전국일주 중간보고를 여기서 했다), 100평도 넘는 홀에서 자리 뻗고 자는데, 사장님이 매트와 이불과 베개까지 내주신다. 찜질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저쪽 마당 앞 평상에서 회식하고 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우리가 그냥 알아서 하면 된다. 막 말로 손님이 오면 우리가 장사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이런 찜질방이 세상에 어디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5. 기록사항

    5.1 지도(점선은 뱃길)

    5.2 주행구간: 보길도 일주-완도 화흥포항-77번-완도대교-55번-도암초교-강진 외곽 찜질방
    5.3 주행거리(누적거리): 82km (950km)
    5.4 가계부(2인용): 73000원
    -식사: 40000원
    -완도행 배삯: 17000원
    -세연정 입장료: 4000원(4인)
    -찜질방: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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