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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47] 숲에서 온 편지: 자연이 가르쳐준 겸손함
    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12. 10. 12. 09:30

     


    숲에서 온 편지

    저자
    김용규 지음
    출판사
    그책 | 2012-04-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자연에서 만나는 삶의 지혜!자연과 더불어 숲이 자신의 모든 것이...
    가격비교

    글쓴이는 벤처 기업 CEO를 하다 산으로 들어가 오두막 짓고 살면서 농사 짓고, 숲학교 운영하고, 숲체험 프로그램 실시하고, 숲과 관련한 강의도 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이다. 그가 숲 속에 있으면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다.

     

    산에서 사는 사람답게 자연 앞에서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자연 속에서 항상 무엇인가를 배우면서,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함께 하려고 한다. 산에서 사는 삶의 내용보다도 그 삶의 태도가 우리에게 더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인상적인 내용 중의 하나는 양봉을 하면서 수확한 꿀을 어떤 사람에게 팔지에 대한 얘기였다. 결론은 착한 소비자에게 팔겠다는 것인데, 착한 소비자란 "벌 한 마리가 정육각형의 작은 집에 꿀을 채우기 위해서 최소 8천 송이의 꽃을 날아다녀야 한다는 노고를 이해하는 소비자, 그 노고에 감사하며 8천 송이의 꽃향기를 맛볼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소비자"를 말한다. 그런 소비자는 정말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 그리고 겸손함과 세심함을 두루 갖춘 사람이면서 농사가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대상을 돈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지나온 지난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사람이네... 자연과 같은 사람이고...


    그 다음에 인상적인 내용은 박노해의 시「삶의 나이」를 인용한 내용이었다. 결국 나는 인용한 것을 다시 인용할 수밖에 없는데, 시는 이런 내용이었다.


    우리 마을에서는 묘비에 나이를 새기지 않는다오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오

    사는 동안 진정으로 의미 있고 사랑을 하고

    오늘 내가 정말 살았구나 하는

    잊지 못할 삶의 경험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 집 문기둥에 금을 하나씩 긋는다오

    그가 이 지상을 떠날 때 문기둥의 금을 세어

    이렇게 묘비에 새겨준다오

    여기 묘비의 숫자가 참삶의 나이라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정말 잘 살았구나, 잊지못할 삶의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은 것이 진짜 나이라는, 나이의 양이 아니라 나이의 질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생각도 들면서 이 블로그가 어쩌면 그 금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책만 너무 읽기만 하고 삶의 경험은 너무 적은게 좀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를 생각하면서 비교해보았다. 공통점은 도시에서 각각 명망받는 교수와 기업가였던 사람들이 도시의 삶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책 쓰고, 자연 탐구하면서 살았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소로우는 자본주의에 속하지 않기 위해 세금도 안 내고, 징집도 거부하는 등 적극적인 거부의 태도를 취한 것이고, 김용규는 체제를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자연을 취한다는 점이다.


    아내와 자식에 대한 얘기가 많이 없다 보니 삶의 일부만 보여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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