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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정세랑, 역사 추리소설로 돌아오다행간의 접속/문학 2025. 7. 1. 15:36
책이름: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지은이: 정세랑
펴낸곳: 문학동네
펴낸때: 2023.10.
정세랑의 장편소설이다. 시대는 신라시대이고, 내용은 범죄를 해결하는 추리소설이다. 뒤에 작가의 말을 보면 코로나 19 시기에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재미를 느꼈고, 늘 쓰고 싶었기 때문에 자료 조사를 하면서 준비하여 쓰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국내외 추리 소설 작가들처럼 시대를 넘나들고 싶어서 신라를 배경으로 해보았고,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의 모티프를 살짝 가져와서 창작하였다고 말한다.
자료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신라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을텐데 그 가운데에서도 이야기로 엮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여 전체를 만들었다. 현대가 아닌 역사 속 신라 시대를 구체적으로 구성하여 독자가 상상하게 한 것은 재미있게 여겨졌다. 허구가 많이 있었겠지만, 독자들은 상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추리소설인 것은 알겠는데,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없는 점이 좀 아쉬웠다. 독자가 예상하는 바에서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가는 구성이었다. 그리고 범인이 너무 악독하지 못했다. 용의주도하지 못했다. 추리소설은 주인공과 범인의 두뇌 싸움과 신경전 등이 있어서 긴장감 있게 몰고 가다 주인공의 기지로 해결되어야 하는데, 범인들은 범죄만 저지르고 주인공과 변변한 대결도 치르지도 못하고, 그냥 범인으로 밝혀진다. 긴장감이 떨어진다.
이전의 작품에서 느꼈던 세련되고, 쿨한 정세랑의 색깔은 거의 없다. 그나마 자은이 실상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는 것이 주체적 여성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하면 이전 작품과 비슷한 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를 계속 내고 싶다고 했는데, 설자은 시리즈는 조금만 하고, 이전의 그의 작품 세계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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