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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43,44] 태백산맥 3부(6권,7권) 분단과 전쟁: 숨가쁜 현실 속의 쉽지 않은 선택들
    행간의 접속/문학 2011. 11. 11. 22:09
    태백산맥세트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조정래 (해냄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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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부 분단과 전쟁은 6권, 7권  두권으로 되어 있고, 1949년 10월부터 1950년 10월 중공군의 참전까지를 배경으로 담고 있다. 작가가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인 한국전쟁을 새로운 부로 구성하지 않고, 3부의 중간에 넣은 것은 전쟁이 어느 날 갑자기 전후 맥락 없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전의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일어난 연속적인 사건의 축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구성했다고 한다. 작가의 역사에 대한 치밀한 인식이 돋보이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토벌대의 작전에 빨치산들은 점점 수세에 몰리고 1949년 겨울 도당 조직은 약화되는 가운데,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하고 보도연맹에 대한 예비검속(학살)이 실시된다. 북한군은 전라도를 모두 점령하고 벌교는 염상진이 다시 장악하고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개혁을 실시한다. 소작인들은 청년동맹, 여성들은 여성동맹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된다. 그러나 토지개혁 후 세금을 물리는 방법이 너무 세세하여 인민들의 반발을 사는 어려움도 겪는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연합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인민군은 후퇴한다. 벌교를 점령했던 염상진은 도당의 지시에 따라 입산하여 후퇴를 하자, 청년동맹, 여맹 등에서 활동했던 사람들도 모두 같이 입산하여 후퇴를 한다. 인민군은 만주로 내몰리고 중공군이 개입한다. 

    인상적인 부분 중의 하나는 손승호의 말을 통해 드러난 한국전쟁의 의미이다.

    이번 전쟁은 사회주의 혁명을 통한 민족통일을 달성하려는 세력과 친일민족반역으로도 부족해서 다시 나라를 팔아먹고 있는 신식민주의자들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네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의미였다. 태백산맥이 품고 있는, 작가가 품고 있는 한국전쟁의 의미이기도 했다. 이런 의미를 좀더 내밀하게 일상어로 표현한 것은 권서장의 생각을 통해서이다.

    이번 전쟁은 겹겹의 싸움이었다. 겉거죽은 이땅을 반 동강낸 미국과 소련의 응등거림이었고, 속거죽은 그 두 나라가 내세우는 주의에 따라 무장한 군대의 맞부딪침이었고, 그 속살은 착취한 지주와 착취당한 소작인들의 맞대거리였다.

    그리고 김범준의 생각에서 드러난 중국공산 혁명의 성공 비결에 대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중국공산당은 처음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하되 민족자주적 혁명, 민족주체적 혁명을 분명히 했던 것이오. 그러니 중국인의 힘으로 중국민족을 위한 공산주의 계급혁명을 추진한다는 노선이요. 그 노선에 따라 모든 전략, 전술은 수립되고 추진되었소. 코민테른의 지시 거부도, 부르주아혁명단계를 생략하고 농민프롤레타리아를 혁명의 주체로 삼은 것도, 어제까지 적이었던 국민당과의 투쟁을 중지하고 일본놈들을 내볼기 위해 팔로군으로 국민당군에 편입된 것도, 그리고 우리가 공산혁명을 하는 것은 중국과 중국민족을 소련에게 넘겨주거나 예속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말을 모택동 주석이 공개적으로 했던 것도, 다 그 노선에 근거한 것이었소. 계급은 사회의 수평적 인식이고 민족은 수직적 인식인데, 그건 베짜기의 날줄과 씨줄 같은 것이요. 어느 하나가 없어서는 베가 짜질 리가 없지 않소.

    그러면서 중국공산당처럼 민족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 조선공산당의 오류를 지적한다. 공산주의와 민족을 양립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등장인물들의 활동상을 정리해본다.  

    좌익인물
    염상진은 도당 정치위원으로서 활동하다 전쟁 발발 후 벌교를 장악하자 군당위원장으로 복귀한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후퇴하자 벌교를 비우고 다시 입산투쟁을 한다.
    하대치는 벌교책으로서 활동한다. 염상진과 함께 활동한다.
    강동식은 염상구를 죽이기 위해 마을에 왔다가 오히려 염상구가 쏜 총에 맞아 죽는다.
    안창민은 토벌대의 작전으로 율어를 포기한다. 전쟁 발발 후 경찰이 도망가자 군 전체를 장악하고, 군당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지숙은 안창민네 작인들을 도모하여 시위를 벌이다가 붙잡힌 사람들을 위한 시위를 계획하고 전쟁이 일어나자 보도연맹에 대한 학살을 예상하고 입산한다.
    강동기는 사촌형 강동식과 함께 염상구를 죽이기 위해 마을로 간다.
    정하섭은 서울에서 당 비밀조직 활동을 하고 전남도당에서 투쟁하다 부상을 당해 소화의 집에서 치료를 받는다. 전쟁 발발 후 광주의 도당에서 일하면서 소화와 지내다가 평양의 김일성 대학에 유학하기 헤어진다. 
    김범준은 일제시대에 만주로 독립운동하러 떠났다가 해방 후 평양에서 있다가 전쟁 발발 후 인민군 전남 서남지구 사령관으로 고향에 내려온다. 박두병은 전북도당 고위간부로 활동한다. 
    손승호도 불온서적을 출판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전쟁이 발발하고 인민군이 서울에 들어오자 석방되고 좌익으로 돌아선다. 전쟁 발발 후 전주로 내려가 문화위원으로 활동한다.
    솥뚜껑은 전북도당의 구빨치산으로서 손승호와 함께 활동하며 화선투쟁을 익히게 한다.
    이학송은 과거 문학가동맹에 몸담았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전쟁이 발발하고 인민군이 서울에 들어오자 석방되어 해방일보에서 일한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을 빼앗기자 북으로 후퇴를 하면서 김미선과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
    이원조는 해방일보의 편집국장으로서 후퇴를 이끈다. 
    김미선은 해방일보 기자로서 가족을 서울에 남겨두고 이원조, 이학송과 함께 후퇴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서로 의지하게 된다. 

    우익인물
    염상구는 강동식의 총에 복부를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긴다. 전쟁 발발 후 경찰의 버림을 받고 부하들과 함께 산으로 들어가서 힘겹게 살아남다가 최서학을 만나 구해주고 돌아온다.
    정현동은 방죽의 논을 사들여 소작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염전을 만들다가 소작인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임만수는 계엄해제로 토벌대장에서 물러나 벌교를 떠나는데, 기생 춘심이와 나눈 약속 때문에 봉변을 당한다.  
    백남식은 병력이 줄면서 벌교를 떠나게 되자 송씨 부인의 재산을 얻기 위해 막내딸 연희를 이용한다. 부대 전출 후 송씨 부인의 재산을 이용하여 헌병으로 병과를 바꿔 돌아와 연희와 결혼식을 올린다. 
    최익승은 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민영의 도움을 받은 안창배에게 져서 낙선하고 전쟁발발 후 부산에서 군수물자를 빼돌려 사리사욕을 채운다. 
    최익달은 전쟁 발발 후 여수에서 외딴 섬으로 피신했다가 인민군이 후퇴하자 다시 돌아온다.
    윤삼걸은 전쟁 발발 후 여수까지 피신했다가 인민군이 후퇴하자 다시 돌아온다.
    윤태주는 전쟁 발발 후 벌교가 해방되자 인민재판에서 총살 당한다. 
    현오봉은 양효석을 따라 육사에 입학하고 전쟁 발발 후 진해에서 소위로 임관하여 낙동강 전선에 투입된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후퇴하자 부대를 이끌고 북상하다 인민군인 척 가장하여 환영하는 인민들을 학살하기도 한다. 북부지방까지 진격했다가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사한다. 
    양효석은 육사에 입학했고 송경희를 마음에 두지만 거절당한다. 전쟁 발발 후 대전에서 소위로 임관했다가 후퇴를 하여 진주전선에 소대장으로 근무한다. 중위로 진급하여 추풍령 전선에서 후퇴하는 인민군을 차단하는 전투에 참가하면서 소대원들을 강하게 다룬다. 
    송성일은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왔고, 학도병으로 가고 싶어 하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몸을 피한다. 
    최서학은 서울에 있다가 의용군으로 징집되어 전쟁에 참여했다가 탈출하여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 염상구를 만나 살아 돌아온다.
    송경희는 서울에서 김범우를 만나 그의 하숙집에 드나들며 마음에 두지만 김범우는 냉랭하다. 그런 차에 전쟁이 발발하고 다리가 끊기자 김범우를 찾아가 도강시켜달라고 하고 그와 관계를 나눈 후 혼자 귀향한다. 
    최인석은 최익승의 조카로 송경희와 사귀다 전쟁이 나자 송경희를 버리고 도강한다.
    선우진은 좌익 학생의 테러를 당한 후 순천중학교를 그만두고 서청의 고향 선배의 소개로 특무대에 들어가 좌익세력 척결에 힘쓴다. 

    중도적 인물
    김범우는 전쟁 후에도 서울에 남아 있다가 선택의 순간 손승호와 함께 전주로 내려가다 논산에서 법일 스님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벌교로 가는 중에 전주에서 검문에 걸렸다가 박두병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의용군이냐 전북도당 선전부냐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어 전북도당 선전부에서 일하게 된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도당이 후퇴하지만 합류하지 못하자 고향으로 가다가 미군과 연루되어 미군 정보부대 통역원이 된다.
    이근술은 새로 부임한 율어의 지서장으로 항상 웃는 얼굴로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신임을 받는다. 전쟁 발발 후 보도연맹 예비검속을 실시하지 않는다. 전쟁 발발 후 율어의 주민 집에 숨어있다가 체포되지만 염상진의 재판을 받고 석방된다. 인민군이 물러간 이후에 도경에 체포되어 사직하게 된다.
    서민영은 최익승의 각서대로 출마는 하지 않고 제자 안창배를 지원하여 당선시키고 최익승을 낙선시킨다. 
    심재모는 강원도에서 토벌 작전을 하다가 순덕의 방문을 받고 하숙집 주인에게 맡긴다. 전쟁이 나자 학도병 모집의 임무를 부여받고 남도로 전출가서 학도병의 훈련을 담당한다.
    민기홍은 전쟁발발 후 처가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인민군이 후퇴하자 나타나서 신문사에서 일한다. 
    전원장 부상당한 염상구, 병이 들었던 김사용 등을 치료해주고, 부상당한 정하섭을 몰래 치료해준다. 전쟁 후 보도연맹에 대한 학살에서 권서장의 배려로 살아난다.

    주변인물들
    외서댁은 염상구의 아이를 낳고 아이를 호산댁에게 보냈다가 일정 재산을 받고 아이를 맡기로 하고 장흥으로 옮긴다. 전쟁 발발 후 벌교가 해방되자 다시 돌아와 여맹에서 활동한다.
    남양댁은 전쟁 발발 후 목골댁과 함께 여맹에서 활동하다 이지숙에게 허출세의 성폭행을 고발한다.  
    순덕은 심재모에 대한 마음 하나만을 갖고 집을 나간다. 
    소화는 정현동의 굿을 해주면서 소작인들에게 땅을 나눠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지숙의 요청에 따라 낙안댁에게 소작인들에게 땅을 내주라고 한다. 정하섭이 부상으로 찾아오자 함께 지내면서 치료를 해준다. 전쟁 후 보도연맹에 대한 학살을 피해 마을을 떠났다가 벌교가 해방되자 들어와서 정하섭을 찾아 광주로 간다. 
    허출세는 전쟁 발발 후 남양댁과 목골댁의 고발로 비공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한다. 
    길남이 종남이는 하대치와 들몰댁의 아들로 부모가 입산하자 할머니 손에 자란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전쟁 상황 속에서 인물들의 움직임은 역동적이면서 아슬아슬하다. 특히 김범우의 움직임은 중간을 허용하지 않는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그 순간에 내가 살았다면 나는 과연 어떤 결정을 했을 것인가 쉽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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