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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2] 나이듦 수업: 나는 어떻게 늙을까?행간의 접속/인문 2017. 7. 21. 22:49
책이름: 나이듦 수업
곁이름: 중년 이후, 존엄한 인생 2막을 위하여
지은이: 고미숙, 정희진, 김태형, 장회익, 남경아, 유경
펴낸곳: 서해문집
펴낸때: 2016.01
나도 나이가 들어가니까 어떻게 늙어가야 할지, 꼰대 소리 듣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면서 읽게 된 책이다. 6명의 강사가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강연한 것을 옮긴 책이다.
고전학자 고미숙은 노인의 지혜를 구현하는 방법을 묻는 관객에게 관계와 소통을 얘기한다. 60대의 조르바처럼. 인터넷에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젊은이들은 이를 찾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 말해주어야 한다. 지식은 소리를 타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성학자자 정희진은 노인의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묻는 관객에게 자기몰두를 얘기한다.
자기몰두형 인간. 이기적인 거하고는 달라요. 자기세계가 있는 것, 자기가 추구하는 세계가 있는 것, 그게 공부든 낚시근 사회운동이든 예술이든 자기가 추구하고 몰두하는 세계가 있는 분들은 일단 외롭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아요. 그것만 해도 어디예요? 외롭거나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제일 문제잖아요. 제일 무서운 남자는 열등감 있는 남자고, 제일 무서운 여자는 외로운 여자거든요.
나는 나이들어서 무엇에 몰두해야 할까? 스키나 보드, 자전거를 언제까지 탈 수 있을까? 책을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까? 헬스나 등산은? 무엇인가에 몰두하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건강이 유지되어야 할 것 같다.
노인 얘기와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의 폭에 대해서도 애기하는데 인상적이다. 여성과 남성을 놓고 봤을 때 여성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모두 일하기 때문에 공적 영역에서 더 많이 일하는 남성들보다 이해의 폭이 넓다. 레즈비언은 이성애도 알고 동성애도 알기 때문에 세상을 더 넓게 본다. 이성애자들은 동성애에 대해서 모르지만 레즈비언은 이성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성애 사회를 알게 되는데, 결국 사회적 약자들은 생존을 위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얘기다.
심리학자 김태형은 현시기 한국노인들이 살아온 삶에서 심리적 결과를 세가 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먼저 반복적으로 패배한 삶이 무력감과 패배주의를 낳고 이는 권위주의적 성격을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로 지배집단에 순종하는 삶이 비겁함과 복종심을 만들고 비이성적 보수주의로 귀결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주의적 삶이 허무함과 무가치함을 낳고 절망과 정신적 고통을 만든다는 것이다. 태극기 부대니 엄마 부대니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이해하고 나니 좀 안쓰럽다.
그밖에 장회익, 남경아, 유경 등도 비슷한 얘기들을 했다. 소통하고 먼저 다가서라고.... 원론적으로는 맞는 얘기인데, 나이들어서 내가 먼저 손을 내밀거나 말을 걸거나 하는 것이 망설여지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것부터 깨야지 바람직한 노인이겠지. 나는 과연 어떤 노인으로 늙어갈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닮지 말아야겠다는 얘기 듣지 않는 정도까지는 지키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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