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 운악산 아래에 운악레져타운이라는 곳에 글램핑을 하러 갔다. 원래는 첫째 유치원 친구네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우리만 가게 되었다. 우리가 그냥 간 이유는 비가 잠시만 올 것 같아서였고, 이미 예약금을 냈기 때문에 안 가면 손해서 갔다. 비가 와도 큰 지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데크 위에다 텐트를 설치하는 것이니까.
가는 길은 좋았다. 고속도로와 국도들이 있는데 그렇게 막히지 않았고.... 점심은 베어스타운 근처의 김치말이국수집에서 먹었는데, 국수도 맛있고, 만두도 맛있고, 곰탕도 맛있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체크인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베어스타운에 들렀다. 거기서 뭘 한 것은 아니고, 그냥 어떻게 생겼는지 잠깐 보려고 들렀다. 베어스타운은 가보지 않고 지나가다가만 봤었는데, 경기도권 치고는 규모도 좀 있는 것이 괜찮아 보였다. 단지 숙소동이 좀 낡은 것 같았는데, 안 들어가봤으니 모르겠고..... 그런데 베어스타운에 일부러 스키 타러 올 것 같지는 않다.
비가 조금 내리는 듯 하다가 그쳤고, 체크인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다. 아주 커다란 텐트라기보다는 천막이 우리 집이었고, 2층 침대, 2인용 침대, 전기매트 3개, 냉장고, 렌지, 각종 주방기구 등이 있었고, 천막 옆에 보조 천막 안에는 화로와 탁자, 캠핑 의자, 부루스타 2구 등이 있었다. 갖출 것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서 불편하지 않았다.
비가 예보되어 있었지만 예약한 팀이 모두 들어왔다고 한다. 안 왔으면 우리만 이상할 뻔했다. 홈페이지에는 카약, 승마, 방방장, 양먹이 주기 등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카약은 찾지 못했고, 양은 사람들이 아무거나 막 줘서 죽었다고 한다. 승마는 옆에 승마 캠핑장에서 추가금을 내야 하고, 방방장은 그냥 그 옆에 있는 것을 놀면 된다. 홈페이지에 있는 것을 보고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 상황은 그렇지가 않아서 약간 아쉬웠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 애들은 방방장에서 놀았고, 말도 살짝 만져보면서 놀았고, 수영장에 있는 어린이 패들보트를 타면서 놀았다. 패들보트가 그래도 애들한테는 재미를 주었고, 나름 신나했다. 거기다가 축구공도 있어서 축구도 했다. 큰 애가 방과후로 축구를 한 적이 있어서 같이 땀흘리며 공도 찼다.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어도 나름 신나게 놀았다. 배드민턴이 있었으면 잘 놀았을 것 같기도 했다.
저녁에는 숯불구이로 목살과 쏘세지를 먹었는데, 준비된 양이 딱 알맞았다. 고기도 딱 알맞았고, 쏘세지도 모자란 듯 알맞았다. 맛도 있었고.... 지난번에 숯불에 삼겹살을 구웠는데, 기름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굽기 힘들어서 목살로 했더니 훨씬 맛있게 잘 구워졌다. 목장갑도 준비해서 굽는데 불편하지 않았고.... 먹는 데 있어서는 준비한 것들이 모두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거기다가 오는 길에 과일이 없다고 생각할 즈음에 도로 주변 농장에서 포도 가판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포도까지 살 수 있어서 부족한 것 없이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아이들도 과자까지 신나게 까먹고.....
아이들이 어느정도 커서 놀 때에 항상 봐주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노니까 무엇인가를 준비할 때 편했다. 식사 준비, 식사 후 설겆이, 짐싸기 등을 할 때에 아이들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놀러 다닐 만 했다.
다 놀고, 다 먹고 잠 잘 때 즈음부터 본격적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우리의 캠핑을 돕고 있구나. 감사합니다. 잘 놀다 가겠습니다.
밤에 잘 때에는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침낭에 애벌레처럼 들어간 다음에 우리집 침낭까지 덮으니까 따뜻했다.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실내에 난로를 피웠어야 할 정도였지만 우리가족이 모두 장판을 차지할 수 있으니 그럴 필요는 없었다.
아침에 축구 좀 하고, 패들보트 좀 타고, 라면 먹고 나서 짐을 챙겨 나왔다.
이튿날에는 어메이징 파크라고 과학 공원 같은 곳으로 갔다. 포천의 서쪽에 있다고 했다. 대략 1시간 정도 해서 갔는데, 11시 조금 넘어서 가니까 사람들이 조금씩 몰리기 시작했다. 과학 테마파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기계 운동 테마파크였다. 과학을 다 아우르는 것은 아니어서 좀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어메이징 스윙이라고 그네를 신나했다. 나도 타봤는데, 조금 무서웠다. 그래도 아이들은 평소에 그네를 타던 실력이 있어서 재미있어 했다. 야외에도 여러가지 설치물이 있었지만 나무 사이를 다리를 타고 가는 것이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좀 그랬다. 어른들한테는 옆에 있는 치유의 숲이 아주 편안하고 좋았다. 잣나무 숲에서 그냥 쉬면 좋을 것 같았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이 시설만 있는 상황인데 이런 곳에 사람들이 오는 것도 신기했고, 이런 것을 만든 사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과학을 좀더 세련되고 다양하게 포장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오는 길은 동두천과 구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만에 왔다. 이 고속도로가 언제 생겼는지도 몰랐는데, 이렇게 빨리 연결되는 길이 있어서 좋았다.
이제 숯불구이는 어느정도 익숙해지는 것 같다. 글램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