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문학
[책 4~6] 한강 제2부 (4권~6권) 유형시대: 빛과 그림자
뚝샘
2012. 1.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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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제2부 유형시대는 1965년부터 1972년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로 얻은 차관과 월남전 특수,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여 벌어들인 외화 등을 바탕으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 가운데에서 여전히 빈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하층민과 노동운동도 다루고 있고, 강남이 서서히 개발이 되어 신흥부자들이 생겨나는 과정도 있으며, 4.19세대들은 순수했던 시절의 열정이 바래고 현실에 때가 묻는 모습도 보인다.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1. 유일민과 가족들
유일민: 제대 후에 복학한 후에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서독 광부를 지원하려다 신원조회에 걸려 포기한다. 졸업 후 선배인 손진권의 무역회사 대진기업에 다니다가 선배의 불편함을 인식하고 사표를 낸다. 임채옥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임채옥이 전해준 돈으로 남미미의 요정에 술을 공급하는 주류도매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유일표: 대학을 휴학하고 재건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야학에서 선생으로 일한다. 군대 제대후 복학하지 않고, 현실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음을 깨닫고 재건대에서 의미를 찾으며 계속 일한다.
해촌댁: 곗돈 받고 서울로 도망왔다가 잡혀 옥살이 하고 나온 후 좌판으로 생계 유지한다.
유선희: 여상 졸업반
유일민 형: 학생 신분으로 좌익운동하며 빨치산으로 활동하다 강기수에게 잡혀 총살당한다.
2. 유일민의 주변 인물들과 4.19세대들
임채옥: 유일민의 애인.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유일민과 사귀다가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머리가 잘리고 감시당한다. 아버지의 결혼 요구를 5명까지 버티다가 끝내 6번째 남자와 결혼하고, 유일민과 헤어진다. 유일민과의 도피 생활을 위해 마련한 돈을 유일민에게 주어 생활을 하도록 도와준다.
강숙자: 대학 졸업 후 홍석주와 결혼한다. 때때로 유일표와 만나 도와준다.
홍석주: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판사가 되어 강숙자와 결혼한다.
민동빈: 홍석주 판사와 잘 아는 검사.
박영자: 김선오의 청혼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오빠 박준서의 친구인 울동권 출신 원병균과 결혼한다.
박준서: 통일운동하던 운동권 출신. 아버지인 박부길의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 경영수업을 받는다.
안경자: 신지훈과 결혼하여 산부인과 개업한다.
안원장: 안경자의 아버지. 의사
신지훈: 안경자 의대 선배. 안경자와 결혼하고 미국에 유학하여 박사과정을 받는다.
신무영: 통일혁명단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다.
민경섭: 운동권 출신.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
이병태: 4.19세대 출신. 고등고시 패스 후 경찰서장이 된다.
김기웅: 4.19세대 출신. 연구원 거쳐 중정에서 일한다.
박세진: 4.19세대 출신. 사업 실패 후 월부책장사로 일한다.
3. 유일표의 주변인물들
최주한: 상대 출신. 오산 미 공군부대 카투사로 군복무한 후 ㅎ건설회사 관리직에 입사하지만 포항제철 부실공사로 회사가 망하자 실업자가 된다.
이길도: 최주한과 같은 부대 카투사 병장
홍병장: 최주한과 같은 부대 카투사 병장. 미군물품 빼돌려 돈을 모으다 잡힌다.
한유상, 민일병, 강상병: 최주한과 같은 부대 카투사
박병장: 최주한과 같은 부대 카투사. 철저히 미국 숭배하며 미 군목 선교사의 추천으로 미국 유학을 지원받는다.
곽병욱: 최주한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부대 카투사
오남치: 최주한과 같은 부대 카투사
허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4년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한일국교정상화 반대 데모에 앞장선다. 군대를 갔다 오고 졸업 후에 일류회사에 입사한다.
허미경: 허진의 여동생. 광일건설회사 경리로 있다가 비서실로 옮긴다. 박부길 사장한테 몸을 빼앗기고 첩이되어 다른 가족들을 먹여살린다. 회사를 그만 두고 박부길의 아들도 낳지만 1년 후 아들은 빼앗긴다. 이상재와도 헤어진다.
허진 할머니와 동생들: 허미경의 희생으로 와우아파트에 거주한다.
이용진: 재건대 대장. 미제 물품 빼돌리다가 적발되어 감옥 갔다가 출감 후에도 여전히 재건대를 꾸려나간다.
김해근: 재건대 대원. 마약운반하다 적발된다.
한경창: 재건대 대원.
김구삼: 유일표 군대 상병
4. 김선오와 이규백, 그리고 그 가족들
김선오: 강기수 의원의 딸인 강숙자와 결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이 아닌 순천지검에 발령받음. 박영자와 안경자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강숙자의 방해로 둘 다 포기하고, 제약회사 딸인 의사와 결혼한다.
김선태: 김선오의 동생. 삼수 후 연대 들어가서 졸업하고 고시공부하지만 5번 낙방한다. 형에게 미움을 받는다.
김명숙: 김선오의 동생. 가출 후 상경하여 버스 차장을 하다 가발공장에 취직하여 10년동안 일하다 그만두고 귀향한다. 다시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갖고 서울에 와서 그동안 모은 돈으로 양재학원에 다닌다.
김금숙: 김선오의 동생. 사범대에 진학한다.
이청자: 이규백의 둘째 동생. 고졸 후 농사꾼에게 시집간다.
고두석: 이청자 남편. 농사꾼.
이규상: 이규백의 셋째 동생. 서울의 대학 공대에 진학한다.
이규동: 이규백의 넷째 동생. 서울의 대학 영문과에 진학한다.
안서정: 이규백의 아내
이주란: 이규백의 딸. 국민학교 1학년(70년)
이진현: 이규백의 아들. 5살(70년)
안민구: 이규백 처남. 안서정의 동생. 대학교 2학년생. 사고만 치고 다니다 결국 호텔에서 마리화나 피다 적발되어 이규백의 주가를 높여준다.
송동주: 4H클럽 회장 출신. 선거운동하는 건달이 된다.
홍이섭: 이규백 동료 검사, 분수에 맞게 홍성에 있는 국민학교 교사와 결혼했다.
미스 전: 이규백 단골 술집 여자. 이규백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박만길: 김선태와 같이 고시공부하는 고시생. 마흔이 될 때까지 16번 낙방한다.
강옥실: 김명숙과 함께 양재학원 다니는 학원생
5.풀뿌리같은 사람들
서동철: 영화계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의리가 있어 천두만, 유일민, 나복남을 도와준다.
남미미: 한물 간 여배우. 상류층이 다니는 고급 요정 마담으로 일한다. 서동철을 마음에 두고 있다.
도끼, 통뼈, 털보, 뻥코, 늑대: 서동차 부하 조폭들
멧돼지: 조폭. 5.16 때 들어가서 10년형 살고나와 서동철과 세력 다투다 패한다.
장씨: 서동철 극장 청소부
윤사장: 서동철 고용인. 극장주
천두만: 인천 부두를 거쳐 똥푸는 일을 하다 유일표의 소개로 서동철을 만나 극장 화장실 청소를 하기도 한다. 전국을 다니며 가발용 모발을 수집하여 딸이 다니는 가발공장에 넘기는 일을 한다.
천말분: 천두만의 딸. 가발공장의 여공으로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워 하청공장을 차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남숙: 가발공장 여공. 과로로 쓰러진다.
임귀례: 김명숙과 같은 가발공장 여공
정순덕, 이양자: 김명숙과 같은 가발공장 여공으로 일하다가 박보금(한마담)이 차린 일본인 대상 술집으로 들어간다.
나복남: 나삼득의 아들. 천두만이 소개해준 스텐공장 프레스공까지 올라가지만 손가락 4개가 잘린 후 해직 당한다. 천두만과 함께 가발 수집하러 다니고, 서동철의 도움으로 보상금을 받고, 전태일의 분신으로 노동운동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나윤자: 나복남의 동생. 시다에서 미싱사로 올라서지만 먼지 많이 먹어서 건강이 좋지 않다.
나복수: 나복남의 동생. 군복무 중
나성자: 나복남의 동생.
이미순, 강금녀, 전묘숙: 나윤자와 같은 공장에 있는 미싱사
양성팔: 뽑기장수. 나복남과 같은 스텐공장 프레스공으로 일하다 손가락이 잘려 해직되었다.
김두봉: 나복남과 같은 스텐공장 시다로 일하다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여 제대후에 택시기사가 된다.
나복녀: 김명숙과 함께 가출하여 상경하여 버스 차장을 하다 소개쟁이 아줌마의 꼬임에 빠져 맥주홀에서 일하다 폐병인 것이 들켜서 청량리, 동두천 등의 사창가를 전전하다 수면제 먹고 자살한다.
박보금: 나복녀와 같이 버스차장하다 맥주홀에서 일하다 일본인 상대 술집을 차려 마담으로 일한다. 한마담으로 이름 바꾼다.
메리: 나복녀와 함께 동두천 기지촌에서 몸파는 17세 혼혈 소녀.
미자, 복실: 천두만의 권유로 상경하여 가발공장에 취직하는 시골처녀들
김창길: 인쇄공. 전태일의 이웃
6. 정치인과 경제인들, 그리고 기자들
한인곤: 야당 국회의원. 중정에 끌려가 고문 받기도 한다.
한무규: 한인곤의 아버지. 경천회사 사장. 한인곤에 대한 탄압으로 회사가 압수수색을 받는다
한정임: 남편의 장군 승진을 위해 최혜경과 가까이 하며 부동산 투기의 정보를 빼낸다.
송은강: 시청 공무원 아내. 이대출신. 한정임에게 강남 개발 정보를 넘긴다.
남재구: 중정에서 일한다.
최영찬: 공화당 국회의원
최동석: 공화당 국회의원. 4.19 때 학생회장 출신
임상천: 군수물자 사업가. 정동진과 동업한다. 딸인 임채옥이 유일민과 사귄다는 것을 알고 갈라놓고 다른 남자와 결혼시킨다.
이상사: 브로커. 최혜경의 부동산 거래를 대리한다.
손진권: 유일민 대학선배. 대진기업사장.
정동진: 군수업체 사장. 월남특수 누리고 건설업 진출 계획한다.
안석중: 이규백 장인. 섬유업체 사장. 전자산업 진출 계획한다.
최혜경: 차동욱 장군 부인. 복부인으로서 한정임을 내세워 부동산 투기를 한다.
이상재: 유일표의 고등학교 친구. 법대를 나와 재건대 야학 선생으로 있다가 아버지의 백으로 법무관실에서 군복무한다. 대학시절 통일혁명당 활동을 한 것이 염려되어 월남에 지원하여 역시 작은아버지의 백으로 PX 관리를 하며 편하게 군생활한다. 제대 후 동아일보 기자로 일한다. 허진의 동생 허미경을 좋아하지만 허미경이 사장 박부길의 첩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한다.
서정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이상재 선배 기자
원병균: 박준서와 같은 운동권 출신. 정부비판적인 신문기자. 박영자와 결혼한다.
이경열: 월북자 아들로서 5.16 때 잡혀가 유일민과 같이 고생한 사람. 백으로 신원조회 통과하여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 일한다
신준호: 이규백의 선배. 신문기자
7. 월남에 간 사람들
문태복: 청계촌 판자촌 빈민 출신의 택시 임시 운전수. 운전 노무자로 월남에 가서 군수품 운송일을 한다. 노름에 빠져 그동안 번 돈을 잃는다.
황동일: 문태복과 함께 일하는 월남 운수 노무자. 현지처 랑이 있는데 임신시키고 한국으로 떠난다.
박병장: 이상재 대학 1년 후배. 이상재와 같은 월남 부대 정보수사대 소속 군인
송병장: 박병장이 이상재에게 부탁한 군인. 이상재와 입대동기인 듯한 세련된 말투를 쓴다.
8. 독일에 간 광부와 간호사들
배상집: 서울대 복학생으로 유일민의 1년 선배이다. 서독광부를 지원해서 독일에 간 후 계약기간 3년을 채운 후 독일 대학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받는다.
정수남: 파독 광부. 이발사 일도 한다.
박갑동: 파독 광부. 김치 잘 담가서 인기가 많음. 서미향 간호사를 좋아한다.
김경세: 파독 광부. 통역일을 한다.
방씨: 파독 광부. 사고로 허리 다쳐 하반신이 마비되어 귀국한다.
한씨: 파독 광부. 귀국했다가 다시 독일 광부로 일한다.
김병찬: 파월 장병 출신 파독 광부
권영진: 파독 광부.
김광자: 김선오의 동생. 유부남 이종원의 아이를 임신하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아이는 잃고, 자신은 살아난다. 서울의 간호학원에서 자격증 따고 강기수 의원의 선거공약에 따라 추천을 받아 서독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계약 후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열심히 공부한다.
정남희: 파독 간호사
이정옥: 파독 간호사. 서울의 종합병원 수간호사 출신
주선녀: 파독 간호사. 유학생 뒷바라지 하다 남자 도망가서 실연당한다.
서미향: 파독 간호사. 광부 박갑동이 좋아한다.
이민애: 파독 간호사. 서미향과 같이 거주한다.
인상적인 대사가 하나 있다. 김명숙이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힘든 일을 하는 장면인데, 동료인 정남희가 치매 노인의 뒷수발을 하고서 너무 힘들어 하자 하는 말이다.
우리한테 자신이 있고 없고가 어딨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낭떠러지에 서 있는데.
이 말은 비단 이 두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 그 시대를 관통하면서 살고 있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우리 나라의 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낭떠러지에 있으면서 물불 가리지 않고 어려움을 돌파했던 사람들의 피눈물 어린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은 기자가 된 이상재가 광주대단지 사건, 즉 성남으로 쫓겨간 빈민들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을 취재하면서 분석한 내용이다.
문제는 잘못된 '공업입국'의 경제정책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국제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계속 신장시키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저임금 정책을 확정했고, 저임금을 유지시키려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고, 물가가 안정되려면 노동자들의 주식인 곡물가격을 통제해야 하고, 곡물가격이 억제되면 농민들이 몰락해 이농을 하게 되고, 이농한 농민들은 살길을 찾아 도시로 몰려들고, 그러면 도시 노동력은 과잉이 되어 임금이 싸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이중효과를 나타냈다. 그런 이농현상으로 해마다 50만명 이상이 도시로 몰려들게 되었고, 그것은 결국 도시빈민 문제를 야기시켰다.
경제발전의 이면에 있는 도시빈민 문제에 대한 분석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제3부도 흥미있게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