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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5]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변화의 사명

뚝샘 2008. 1. 31. 17:09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조벽 (해냄출판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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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읽기 전에

논술지도교사 연수를 받은 후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고 있다. 변화의 준비를 위해서 고른 책이다. 이 책은 조벽 교수의 교수법 관련 책 중 거시적인 교수법, 약간 교육철학적, 교사론적인 성격이 있는 책이다. 교실 상황에서의 세부적인 교수법을 접하기 전에 좀더 큰 시각으로바라본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다음에 미시적인 교수법인 교실 상황에서 강의 기법을 얘기한 『명강의 노하우 & 노와이』라는 책도 읽을 계획이다.

대학 교수가 대학 교수들의 강의법에 대해서 쓴 책이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현장과 다른 상황을 언급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많은 부분에서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었다. 그 중에서 교사로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적어본다.

1. 새로운 인간관

정보화 시대에서는 순발력과 유연성이 곧 생존력입니다.  따라서 교육에 있어서도 학생(인간)은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교육을 통해 기성세대가 설정한 어떤 '완벽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각자 평생 배우고 변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 시대의 특성에 따라 교육 목표도 바뀌어야 한다.
  2.1 지식 중간 도매상에서 지연(知緣: 지식 네트워크) 컨설턴트로
   -학생들 스스로 지식을 접하는 방법과 사고력을 가르쳐야 합니다.
  2.2 '알고 있다'에서 '할 수 있다'로
  2.3 소비적 교육 경험에서 생산적 교육 경험으로
  2.4 완성된 모습에서 완성되어 가는 모습 보여주기로
  2.5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무엇을 하게끔 할 것인가'로

3. 장점 찾기 습관을 갖는다

4. 소비자 중심과 학생 중심의 차이

교육도 서비스라고 하면서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다. 이 얘기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웨이터가 고객의 기분을 맞추듯이 교사들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의 서비스를 얘기하려면 먼저 소비자 중심과 학생 중심의 차이를 봐야한다.

소비자 중심이란 학교를 경영하는 관리자나 지원하는 행정직원들이 지녀야 할 시장경제 사고관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 중심 사고관은 교실 수업 상황에서는 유효하지 않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서비스업 종업원과 고객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교실 수업 상황에서는 학생 중심 사고관이 필요하다.

학생 중심이란 개념은 교육을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는 것이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무엇을 할까(교사 중심 행위)를 생각하기보다는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끔 할까(학생 중심 행위)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다.

5. 읽고나서

이 책대로 변화된 시대에 맞게 이런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학교 현장이 참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이번 학기부터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려고 한다면 가장 걸리는 문제는 평가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어떻게 출제할까? 같은 학년의 다른 반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과는 어떻게 협의를 해야할까? 내 생각과 방식을 이해해주시고, 동의해서 함께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새로운 방식에 거부감을 가지신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책을 사서 드려야 하나? 또 수동적인 학습에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이 활동을 해보라고 하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것인가도 의문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듣는 것이 편할텐데 말이다. 현실이 그렇다고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떻게든 변화해야 하는 것이 사명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니까말이다. 아직 짓눌릴 정도는 아니지만....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한꺼번에 다 바꾸려고 욕심 부리다가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