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시선/여행/등산
[국내여행] 졸업여행 2: 투숙부터 취침까지
뚝샘
2006. 12. 11. 22:19
콘도에 투숙해서 여장 푸는데, 2리터 생수가 6통이 있었다. 올 때는 없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묻자 서로 우리 것인줄 알고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우리 집이 아니었는데 그냥 가져온 것이었다. 물건 잃어버리지 않는 능력 뿐만 아니라 없는 물건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아까 얘기 안 했는데, 터미널에 도착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부식으로고기, 부루스타, 상추, 쌀, 쌈장, 나무 젓가락, 음료수, 종이컵, 과자, 놀이 기구로 폭죽 등을 준비해왔다. 아마 미리 회비를 걷어서 장을 본 모양이었다. 놀 때는 치밀했다.
고기를 먹기 위해서 준비를 했는데, 거실에 깔 상자나 신문지가 필요했다. 남자애들한테 구해오라고 했더니 가로 2m, 세로 2m나 되는 거대한 판지를 가져왔다. 대박이었다. 음식물 흘려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화장실에서 주워왔단다. 화장실 깨끗하니 아무 문제 없단다.
배란다에서 고기를 구웠는데, 후라이팬이 너무 작아서 그 많은 고기가 너무 늦게 구워져서 방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원성이 커졌다. 결국 먹는 것 때문에 약간의 마찰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타협하고, 양보하는 태도가 길러지기를 원했다. 그래도 배고픈 상황에서 먹는 것으로 태도를 논하는 것은 좀 애들한테 가혹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여행의 반은 먹는 것인데 말이다.
먹고 나서 정리하고 보드게임하다가 밖에서 불꽃놀이를 했다. 신나게 했다. 라이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콘도에 있는 투숙객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했다. 폭죽 소리도 요란했지만 놀라는 여자아이들 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저러다 산불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그렇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고, 마음껏 놀고, 마음껏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들어와서는 내가 노래방을 쐈다. 여자애들이 더 잘 놀았다. 많이들 다녀본 솜씨였다. 여자로서의 매력도 조금씩 풍기면서...
각자 방에서 텔레비젼이나 게임이나 얘기를 했다.... 고 생각했는데, 여자애들 방에 가니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소주 4병에, 맥주 5캔 정도를 나눠 마신 듯 했다. 2명은 취해서 완전히 쓰러졌고, 나머지 마신 애들은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 부분에서 살짝 당황했다. 화를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국 화는 내지 않고 서로 서로 술 취한 사람들 좀 챙기라고 했다. 이 때부터 술 취해서 사고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2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인원 점검하고 챙겼다. 3시까지....
3시 정도 되니까 이후에 별 일이 생길 것 같지 않아서 먼저 잤다. 나중에 보니까 여자 애들 3명이 남자애들 방에서 잤더라. 왜냐하면 여자애들 방이 정리가 안되서 잘 곳이 없었으니까... 이것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했다. 별 일은 없었지만 문제시 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