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21] 템플 그랜딘의 비주얼 씽킹: 이미지로 생각하기
책이름: 템플 그랜딘의 비주얼 씽킹
곁이름: 언어로 가득한 세상에[서 시각적 사고자로 살아가기
지은이: 템플 그랜딘
옮긴이: 박미경
펴낸곳: 상상스퀘어
펴낸때: 2023.06.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비주얼 씽킹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였다. 언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생각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도 있었고, 주변에서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들어서 언젠가는 한 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그런데 이 책에는 내가 원하는 내용은 없었다. 비주얼 씽킹의 원리나 방법, 학습에의 적용에 관한 것들이 궁금했는데, 그런 것은 없고, 비주얼 씽킹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비주얼 씽킹에 대한 지은이의 여러 생각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책을 조금 잘못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을 보면 일반적으로 언어적 사고자와 시각적 사고자로 나뉜다고 한다.
단어에 기반을 둔 사고는 순차적이고 선형적이다. 언어로 생각하는 사람들, 일명 '언어적 사고자'는 사물을 순서대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학습이 순차적으로 조직되는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들은 일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시간관념이 우수하지만 방향 감각은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중략> 그들은 답을 얻거나 결정을 내리기까지 거치는 단계를 설명하는 데 능숙하다. 자기 세계를 잘 구축하기 위해 자기 자신과 속으로 대화하는, 일명 셀프 토크를 하기도 한다. 언어적 사고자는 이메일을 쉽게 보내고 발표도 잘한다. 말문이 일찍 터지고 말부변도 좋다.
말주변이 좋은 사람들은 흔히 대화를 주도하는 부류이며 대단히 체계적이고 사교적이다. 따라서 유창한 말솜씨가 필요한 직업군, 즉 교사, 변호사, 작가, 정치가, 행정가 등 대면 접촉이 잦은 분야에 끌리고 그런 분야에서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시각적 사고자는 이미지로 생각한다.
시각적 사고자는 신속한 연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미지를 심안, 즉 마음의 눈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지도와 그림, 미로를 좋아하며 대ㅔ로 길 안내가 필요 없다. 시각적 사고자의 일부는 딱 한 번 가봤던 장소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데, 내부 GPS가 시각적 이정표를 기록해 두기 때문이다. 이들은 말문이 늦게 트이는 편이라 전통적 교수업에 의존하는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개념이 추상적인 대수학은 시각화할 게 거의 없어서 가장 큰 난관으로 다가온다. 대신 물건을 만들고 조립하는 등 실제 작업과 직결된 연산에 뛰어난 편이다.
이러한 시각적 사고자는 다시 사물 시각형 인간과 공간 시각형 인간으로 나뉜다고 한다.
기본 개념상 시각형 인간에는 두 부류가 있다. 나 같은 '사물 시각형 인간'은 세상을 사실적 이미지로 바라본다. 그래픽 디자이너, 예술가, 숙련된 장인, 건축가, 발명가, 기계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 중 상당수는 대수학 같은 분야를 몹시 어려워한다. 대수학이 추상적 개념에만 의존하고 시각화할 자료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서다. '공간 시각형 형 인간'은 세상을 패턴과 추상으로 본다. 통계학자, 과학자, 전기공학자, 물리학자 등이 여기에 속하며, 대개 음악과 수학을 좋아한다. 특히 컴퓨터 코드의 패턴을 볼 수 있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한 사람이 많다. 쉽게 말해 사물적 사고자는 컴퓨터를 만들고, 공간적 사고자는 코드를 작성한다.
그러면서 시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폐 스펙트럼에 가깝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이 발휘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하면서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예들도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 자신이 자폐 스펙트럼에 있으면서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았지만 어머니가 교육의 방향을 틀어서 시각적 사고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서 농축 산업, 재난 안전 산업, 우주 과학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 이외에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들의 예들도 얘기하고 있다.
석공의 집에서 돌을 만지작거리는 미켈란젤로,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인슈타인, 화가 아버지의 지시로 비둘기를 그리는 어린 피카소, 이웃집 차고를 기웃거리는 스티브 잡스..... 그들은 모두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었다. 자유분방함과 더불어 끈기, 위험 감수, 참신성 추구, 죽도록 파고드는 집중력 같은 특질에 확산적 사고까지 곁들이면 뛰어난 혁신가의 특징을 두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천재들은 신경다양성, 즉 신경적으로 다원화된 사람들일까? 대부분 '그렇다'라고 할 수 있다. 천재들은 대부분 시각적 사고자들일까? 역시나 그렇게 보인다.
결국 언어적 사고가 아닌 시각적 사고란 것이 존재하고, 이것들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새롭게 생각해야 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제 비주얼 씽킹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책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