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문학

[책 21] 코로나와 잠수복: 울림의 진폭이 잔잔해졌다

뚝샘 2023. 6. 8. 21:49

책이름: 코로나와 잠수복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옮긴이: 김진아

펴낸곳: 북로드

펴낸때: 2022.06.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었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힘들게 버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전의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은 기이한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외도로 바닷가를 찾은 소설가는 곧 철거될 집에 단기 렌트로 들어가 있는데 그 곳에는 예전에 살던 아이의 영혼이 있으면서 그를 지켜보고, 따라다니고, 그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작품에서는 회사의 퇴직을 간접적으로 강요받은 중년 가장들이 공장의 한 구석에서 복싱을 하게 되는데 복싱을 가르쳐 주었던 코치도 알고 보니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인기 프로야구 선수의 프로포즈를 기다리던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점을 보았던 점집을 다시 찾아갔을 때에는 아예 있지도 않은 곳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사람을 예언하는 능력이 있는 아이의 이야기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꿈꾸던 클래식카를 구해서 그 차를 인수해서 돌아오는 길에 그 차의 네비게이션은 죽은 전 주인의 추억의 장소로 안내한다. 

 

그리고 예전의 그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예상 못한 반전과 감정의 상승, 이런 것들은 별로 없다. 좀 차분하다. 재미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울림의 진폭이 좀 잔잔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