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43] 호밀밭의 파수꾼: 가출 청소년의 성장 일기
책이름: 호밀밭의 파수꾼
지은이: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옮긴이: 공경희
펴낸곳: 민음사
펴낸때: 2001.05
주인공이 학교에서 낙제를 받아서 열받아서 기숙사에서 나와 뉴욕으로 가출했다가 동생의 설득 아닌 설득으로 귀가한 이야기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면모가 잘 드러나있다. 사람들의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난 그게 싫다'라고 하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게 진정성이 없고,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세상의 속물처럼 여겨지는 것일테니까....
철저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오로지 자신의 말로 서술을 하기 때문에 그 심리를 잘 표현했다. 거기에는 약간은 허세적인 면모와 과장하는 듯한 성격도 함께 드러나서 재미를 주고 있다. 거기다가 이 얘기를 했다가 저 얘기로 빠지는 난삽함이 오히려 현실성을 주고 있다. 우리도 생각이 가끔 다른 곳으로 빠지니까....
가출의 이유는 학교와의 갈등이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이고, 사실은 사춘기 소년의 반항이 주를 이룬다. 뉴욕을 돌아다니면서 방황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만 마땅히 마음을 두지 못하고, 집에 몰래 들어와도 부모와 만남이 없었기 때문에 갈등이 도드라지지는 않는다. 마음에 드는 것은 기성세대와의 갈등 이런 것들이 별로 없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 그 자체가 전부다.
이 혼란스러운 마음은 여동생 피비의 설득으로 정리가 된다. 서부로 지나 가출을 하려고 하는데, 피비도 같이 따라가겠다고 하는데, 그 아이를 설득할 수 없다. 그 아이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도 설득할 수 없고,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제목이 어떻게 붙었는지 궁금했는데, 로버트 번스의 시 '호밀밭을 걸어오는 누군가와 만난다면'를 부르는 아이들이 호밀밭 밖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는 말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모습에서 주인공의 긍정적인 성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쁜 애가 아니라는 말이지.
이렇게 가출한 청소년의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이순원의 '19세'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청소년의 불안한 심리와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은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비밀일기'와도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