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문학

[책 32] 오셀로: 주인공은 데스데모나

뚝샘 2018. 7. 20. 08:54

책이름: 오셀로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옮긴이: 최종철

펴낸곳: 민음사

펴낸때: 2001.09


말로만 듣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직접 읽어보았다. 베니스가 십자군 전쟁을 할 때 장군으로 고용한 무어인인 오셀로가 베니스의 의원의 딸인 데스데모나와 사랑을 하다 그의 기수인 이야고의 계략에 빠져 데스데모나가 죽음에 이르고, 오셀로는 자살하는 비극이다.


읽으면서 앞에 읽었던 햄릿보다는 상황이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었다. 장면 장면이 더 잘 상상이 되었고, 내용이 명쾌했다. 햄릿은 유령이 나타나고, 햄릿의 감정이 기복이 심했고, 미친 것인지 미친 척 하는 것인지 정상인지, 쟤 왜 저러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셀로는 달랐다. 질투는 질투, 분노는 분노, 계략은 계략이 분명하게 나타나서 골치아프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거기다가 막이나 장의 끝부분에 이야고가 자신의 계략이나 속마음을 방백의 형태로 드러내고 그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한가지 오셀로의 사랑이 이야고의 이런 얕은 계략에 흔들릴 정도로 깊이가 없다는 점이 너무 인간적이었다고 할까? 주인공의 사랑으로는 너무 가벼운 느낌이었다. 오셀로의 삶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삶인데, 그런 삶의 깊이가 사랑의 깊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거기다가 이야고에게 놀아난 또 하나의 인물인 카시오도 마찬가지이다. 이야고의 계략을 하나도 눈치채지 못하고, 그 계략에 그대로 빠져서 비극으로 흐르는 빌미를 주고 말이다.


오히려 데스데모나는 흔들림 없이 오셀로를 사랑하고, 카시오에게 인간적인 도움을 주려고 하는 등 가장 진실한 삶의 모습, 믿음직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데스데모나가 아닐까 싶다.


다음에는 맥베스를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