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시선/스키/보드
[보드 29] 용평 5: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보드로
뚝샘
2018. 3. 10. 11:15
용평에서 어제 금요일에 레인보우 1과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개방해서 용평에 왔다.
나는 레인보우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메가그린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적중했다. 9시 정도에 메가그린에 갔는데, 사람들이 10명도 없었다. 모두 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었다. 거기다가 메가그린의 설질도 환상이었다. 사람 없지, 설질 좋지. 정말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주말인데도 메가그린에 이렇게 사람이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정말 쉬지 않고 탔다.
10시 30분 정도부터는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탄 사람들이 내려와서 몰렸고, 그 때 잠깐 쉬었다. 그리고 눈은 서서히 슬러쉬화되고 있었다.
적당히 1시 정도까지 타다가 점심 먹고 2시 정도에 나도 곤돌라를 타고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갔다. 오전에는 대기가 많았을텐데, 대기도 별로 하지 않고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
레인보우 상단은 바람이 불고, 모글도 많아서 거의 사이드슬리핑으로 내려왔는데, 조금 지나니까 모글은 많이 없었다. 스키와 비교해 봤을 때 그 긴 슬로프를 쉬지 않고 내려와야 하는 것이 보드는 좀 불편했다. 쉬려면 앉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에도 보더들이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벽타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벽을 탈 수 있는 포인트마다 보더들이 줄 서듯이 대기하고 있었고, 정말 신나게, 소리를 지르면서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높은 벽은 못 타고, 낮은 벽은 조금 깔짝대듯이 들이댔다. 그냥 몸으로 들이댔는데, 턴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했지만 조금만 더 시도해보면 재미있게 탈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첫째랑 같이 곤돌라를 탔으면 재미있었을텐데, 숙박을 하지 않으면서 애를 데려오기에는 애가 아직 어려서 아쉬웠다.
그린에서 1시간 정도 더 탔다. 이번 시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가장 긴 턴을 만들어가면서 넓게넓게 슬로프를 다 싸안아가면서 마음껏 탔다. 슬러쉬지만 최고의 설질이라고 생각하면서 탔다.
다음 주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서 눈들이 많이 무너질 것이고, 거기다가 목요일에 비 소식이 있어서 더 안 좋을텐데, 약속의 땅 용평이니 눈이 오길 기대하면서 시즌이 계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