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40]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 충동적이지 않은 진지한 자퇴
홈스쿨러들이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홈스쿨러들은 사회성이란 또래 집단과 어울리는 것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 사회에서는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나 학교는 학년별로 학생들을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동급생까리만 어울릴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또래 집단에 적응할 수는 있겠지만,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맹점이 생긴다. 반면 홈스쿨링은 다양한 관계나 모임을 통해, 좀 더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경쟁 위주의 삶에서 벗어나,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홈스쿨링을 하며 자란 아이들은 자유롭고 자율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일반학교를 다닌 또래 아이들에 비해 훨씬 성숙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 추가적인 내용이 인터뷰에도 나오는데, 홈스쿨러들의 사회성을 문제삼는데, 그렇게 따지면 가방끈이 제일 긴 사람들이 사회성이 가장 좋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사회성은 학교를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보는 것이다.
학교 밖 배움으로 대안학교를 얘기하는데, 우리는 대안학교에 대한 환상이 있다. 거기에서는 공동체, 친환경, 활동 중심 등 공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실시한다. 그런데, 그 안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그런 가치에 대해서 만족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만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아야 전교생 100명인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연령대와 친해질 수 있는 한편 소규모 집단에도 적응해야 한다. 일반학교에 비해 대안학교에서는 주로 팀을 이뤄 수업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 지지고 볶으며 어울려야 하는 기숙형 학교라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은 필수. 그러나 지나치게 끈끈한 공동체주의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강박이 되고, 강박은 외로움으로 번진다. 그러다 보면 너무 쉽게 욕망을 억누르기 십상이다.
마지막 파트인 자퇴생들의 인터뷰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잘 실어놓았다. 자퇴의 삶과 배움이 어떠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학생은 대안학교를 다니다가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는데, 대안학교의 운영이 파행적이었고, 대안학교의 인프라가 너무 없었다고 그 이유를 얘기한다. 특히 교사들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그 부분만 집중하다 보니 지식적인 측면도 신경쓰지 않고, 학생들을 방치하는 측면이 너무 많았다고 한다. 자율 존중과 방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실패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대안학교의 학생과 일반학교의 학생을 비교하는 얘기도 나온다.
일반학교 나온 애들이랑 대안학교 나온 애들이랑 사실 똑같아요. 대안학교 나왔다고 창의력이 더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일반학교에도 굉장히 참신한 애들이 있어요. 다른 길을 잠깐이라도 봤기 때문에 대안학교 출신들이 좀 더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죠. 근데 일반학교를 다녀도 그 안에서 클 수 있는 애들은 다 커요. 의식이 있는 아이들은 일반학교 내에서도 개혁을 시도하고.
결론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창의성이나 개혁성 면이나 빛을 발할 아이들은 어디에서건 빛을 낸다는 것이다. 문제는 환경에 따라 빛을 낼 수도 있고, 못 낼 수도 있는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고.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