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36~40] 대장정 1~5: 민중 속으로
대장정은 1934년 10월부터 1935년 10월까지 중국 공산당이 장시 소비에트의 루이진을 떠나 구이저우, 윈난, 쓰촨, 간쑤 등을 거쳐 산시까지 이르는 장정을 말한다. 원인은 국민당의 포위 공격에 쫓겨가는 모습이었지만 이 장정을 통해서 민중들과 호흡하면서 사회주의 혁명 사상을 퍼뜨리고 마침내 혁명을 완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역사적 사건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이 역사를 소설로 쓴 것이다.
1권은 1934년 10월부터 1935년 1월까지의 이야기로 루이진에서부터 쭌이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샹강을 건너는 장면, 소련에서 파견된 리더와의 갈등을 드러낸 장면 등이 있다. 2권은 1935년 1월부터 3월까지로 쭌이를 중심으로 국민당군에게 포위되어 이들을 따돌리기 위하여 츠수이 강을 네 번이나 넘는 기발한 전술로 결국 포위망을 뚫는 이야기이다. 3권은 1935년 3월부터 5월로 쭌이에서 윈난을 지나 진사강을 건너고 다두강을 건너기 위해 안순창까지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4권은 1935년 5월부터 7월까지의 이야기로 다두강을 건너기 위해 루딩교를 빼앗고 설산인 자진산을 천신만고 끝에 넘어 4방면군을 만나서 량허커우까지 이르는 과정이다. 5권은 1935년 7월부터 10월까지로 장궈타오와의 분열로 4방면군과 헤어져 1방면군을 중심으로 당 중앙이 쑹판 대초지를 지나 하다푸를 거쳐 우치 진에 닿는 과정을 담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군은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를 중심으로 한 당 중앙위원들, 둥비우와 허우정을 중심으로 한 휴양 중대 사람들, 항상 선봉에서 길을 개척하는 진위라이 중심의 사람들, 그밖에 국민당 사람들, 장궈타오 중심의 4방면군 사람들이 나온다. 결국 대장정에 참여한 여러 그룹을 보여줌으로써 대장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인상적인 장면은 강을 건너는 장면들인데, 특히 츠수이강을 건너기 위해 배들을 연결하여 부교를 놓는 장면, 다두강을 건너기 위해 루딩교를 빼앗는 장면들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홍군의 모습에서 혁명을 향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인상적인 것은 민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이었다. 국민당군의 강압으로 마을을 비워 민중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먹을 것도 문제이지만 민중들의 인정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해 혁명의 밑거름을 다질 수 없는 상태에서는 힘이 빠지다가도 민중들이 있는 곳에서 그들의 지원을 받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 곳에서 힘을 내는 장면을 보면 민중 속의 홍군을 엿볼 수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중간에 애를 낳으면 그 애를 데리고 가지 않고, 낳은 지역에 그냥 맡겨놓고 간다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아내 허쯔전이 아이를 낳고 젖도 물리지 못하고 애 얼굴만 보고, 바로 낳은 집에 아이와 편지, 그리고 약간의 식량과 물품을 맡기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면서도 동시에 충격이기도 했다. 다시 아이를 찾아 온다고 했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고,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여러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대장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중국 역사에 대한 이해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