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역사

[책 9]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합리적인 공공 인프라의 힘

뚝샘 2014. 5. 14. 20:30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02-03-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로마시대에는 정교한 석재 포장도로인 간선도로만 해도 무려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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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권은 황제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국의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전의 책에서 그때 그때마다 조금씩 언급한 가도에 대한 얘기를 오직 가도만을 중심에 두고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고, 수도에 대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 아울러 제도적인 측면에서 의료와 교육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나머지 조세나 군대, 정치... 이런 것들은 이전 책에서 충분히 했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았다.


1. 가도


같은 시기에 중국은 만리장성을 쌓았고, 로마는 가도를 닦았다. 성은 수직으로 세워져서 경계를 만들고, 교류하지 못하지만 가도는 수평으로 뻗어서 경계없이 교류를 한다. 이는 로마인들의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이 드러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본토 뿐만 아니라 정복지인 속주까지도 길을 닦아 속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처음의 목적은 군단이 이동하는 것이었지만,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가도는 로마의 동맥으로서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여 교류를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길들은 정말 로마로 통한다.


가도의 단면도 4단으로 되어 있어서 내구성이 좋았다. 또한 지역에 따라 그 지역에 맞는 자재를 사용하는 융통성도 보여준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번 건설된 가도를 꾸준히 유지 보수하여 600년이 지나도 그 상태가 양호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 보수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2. 수도


지금 우리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지만 이런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다. 조선시대에도 우물을 팠지,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올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기원전에 그런 생각을 했고, 그것을 실현했다.


이스탄불에서 수도교를 보고서 저 위로 물이 어떻게 다닐 수 있을까 궁금해했다. 일단 물이 흐르려면 낙차가 있어야 하는데, 이 낙차를 잘못 조절하면 물이 넘치거나 모자라게 된다. 그리고 수원지는 대부분 산지인데, 여러 산등성이와 언덕들을 수도교나 수도관이 어떻게 넘을 것이며 그러면서도 어떻게 낙차를 조절하는 지 그 기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시 인근에 와서는 저수조가 있어서 침전시킬 것은 침전시키고, 수도관을 이용해서 다시 각지의 공동 수조로 흐른다. 이용요금은 공짜다. 물을 공급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가 공공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을 집까지 끌어들이고 싶으면 이용요금을 내야 한다.


물이 공급됨으로써 목욕장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자주 목욕을 함으로써 위생적일 수 있었으며 전염병 같은 것들이 생기지 않았다. 아울러 목욕장은 단순히 목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운동시설,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 낭독회나 토론회를 할 수 있는 공간, 책을 보관하고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 등이 있어서 종합적인 기능을 갖고 있었다. 지금의 찜질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3. 유적 사진


제10권은 다른 책과 달리 전세계에 있는 로마 유적들의 사진들을 다양하게 실어서 로마 문명의 힘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내가 가봤던 터키 에페소스와 히에라폴리스의 유적을 보면서 나름 친숙하게 느끼기도 했다.


4. 새로 알게 된 것


알렉산드리아에는 '무세이온'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1만 권의 서적이 모아져 있으니까 도서관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무세이온'을 직역하면 '인간의 창조 활동을 돕는 뮤즈 여신이 사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도서관에서 연구하면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말이 라틴어로는 'museum'이 되어 지금의 박물관이라는 뜻이 되었다.